현지법인 설립 2019년 개점…동남권 거점으로 활용
소품숍 타격 예상 "지자체·소상공인 자구책 고민해야"

'가구공룡' 이케아(IKEA)가 동부산관광단지 진출을 선언하면서 경남 가구시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케아는 지난 21일 부산시·부산도시공사와 체결한 투자양해각서(MOU)에서 부산점을 부산 현지법인으로 설립했다. 더불어 주거래 은행도 부산은행을 활용한다고 밝혔다.

단순 판매점이 아니라 부산과 경남, 나아가 울산까지 아우를 지역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란 점을 유추할 수 있다.

◇치열한 경쟁, 지역 소상공인 대책 고민해야 = 이케아가 부산뿐 아니라 도내 가구 시장까지 영향력을 확장하면 도내 가구점도 경쟁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설 자리를 잃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2월 이케아 1호점이 들어선 광명시에 있는 중소 가구 및 생활용품 판매 업체 55%가 이케아 입점 1년 만에 매출 감소를 경험했다. 가구업종 신용카드 가맹점 수도 올해 2월 1만 3000여 개로 2011년 2월(2만 1000여 개)에 비해 급감했다.

도내 가구업계 관계자들도 이케아 가구와 경쟁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며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북마산가구거리 상인회 김일환 총무는 "간접적인 영향을 1년 정도는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매장이 작은 업체보다는 매장이 큰 업체가 타격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또 김해가구단지의 한 업체는 "대기업이 들어서면 지역 영세업자 삶은 힘들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가구업계 트렌드 변화도 따라가기 어려운데 경쟁을 해야 한다니 걱정이 앞선다"며 "지자체와 소상공인이 모여 자구책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케아. /연합뉴스

◇가구보단 소품이 영향 더 받을 것 = 가구점보다는 소품숍이 영향을 더 많이 받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최근 싱글족이나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이들의 주 관심사 중 하나는 홈인테리어다. 이케아는 한샘과 현대리바트와 함께 홈인테리어에서 영향력이 큰 업체다. 다양한 색채나 특이한 소품과 함께 저렴한 가격이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기 때문.

실제 가구점 사람들도 '가구'보다는 '소품'이 더 영향력을 많이 받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김 총무는 이케아 광명점을 예로 들며 "가구보다는 소품숍이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안다. 이케아는 저렴하고 트렌디한 소품으로 경쟁력이 뛰어난 업체다. 문제는 소품숍이 가구점 매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라며 "이불이나 커튼, 조명을 사러 부림시장에 들렀다 가구점으로 오는 고객들이 있는데 앞으로는 그런 고객들 발길이 줄어들 것 같다"고 전했다.

원목가구를 쓰는 업체들은 이케아와 경쟁에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창원 신성델타테크 계열사인 미지트가구 조용재 영업팀장은 "시장규모가 줄어드는 부분은 인정하나 합성소재를 쓰는 이케아와 원목을 활용하는 업체 경쟁은 엄연히 다르다"며 "주 고객층에서 갈리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케아 부산점은 기장군 기장읍 대변 · 시랑리 일원에 조성되는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2만 6400㎡ 규모 부지에 들어선다. 2019년 10월 개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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