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를 둔 남편이 아내를 간병하다 고통에 못 이겨 아내를 살해하거나, 스스로 같이 목숨을 끊거나, 치매 부모를 유기하는 등 치매환자 가족의 고통을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심심찮게 접하곤 한다.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 시대와 여러 가지 요인으로 치매환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치매 환자들의 가출과 실종사건도 증가해 가족의 고통은 물론 사회·경제적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경남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4~2016년) 도내 치매환자 실종사건은 14년 277명, 15년 313명, 16년 300명으로 하루에 약 1명꼴로 발생해, 그중 22명의 소중한 생명이 안타깝게도 변시체로 발견되기도 했다. 치매환자는 어느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전체가 안고 가야 할 현안 과제다. 그럼에도 이러한 치매환자들의 가출과 실종을 예방하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경찰의 예산 투입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경남경찰은 올해부터 치매환자들의 실종 예방과 조기 발견으로 치매노인들의 안전은 물론, 그 가족의 심리적 안정감과 일상생활에 도움을 주고자 치매노인 배회감지기 보급 시책을 역점사업으로 선정했다. 배회감지기 보급 시책은 경찰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노인복지 사업 주무 기관인 지자체·의회·국민건강보험·사회복지단체들의 적극적이고 우선적인 인식 전환도 시급하다. 언론 기관의 관심과 홍보도 중요하다.

신형 배회감지기는 기존 배회감지기에 비해 GPS와 WIFI 측위 기능으로 정확한 위치 찾기가 가능하다. 보호자 휴대전화의 지도앱으로 실시간 위치 확인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긴급호출 기능이 더해져 한층 똑똑해지고 있어, 치매노인들의 실종 예방과 조기 발견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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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쪼록 이러한 경남경찰의 치매노인 배회감지기 보급 사업이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지자체·의회·건보공단·사회복지 단체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아울러 치매환자를 둔 가족의 관심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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