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탓 개최 시기 고심…결국 한 달 연기해 4월로

오는 28일 행사 개최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던 창녕군 '영산 3·1민속문화제'가 결국 4월로 연기됐다. '심각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조류 인플루엔자(AI) 탓이다.

창녕군은 올해 '영산 3·1민속문화제'를 한 달 연기해 4월에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앞서 군은 지난 16일 김종환 창녕부군수, 사단법인 3·1민속문화향상회 김종쌍 회장 등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영산 3·1민속문화제' 추진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으나 개최 여부를 확정 짓지 못했다. 이에 3·1민속문화향상회는 20일 오전 11시 이사회를 열고 "행사를 축소하더라도 매년 개최하던 날짜에 영산 3·1민속문화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군에 전달했다.

하지만 군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이날 오후 3시 "영산 3·1민속문화제는 팔도 장사꾼과 관람객들이 모이는 전국 단위 큰 행사다. 아직 AI 심각단계가 풀리지 않은 상황이라 방역에 집중하고 있다. 행사 연기로 가닥을 잡아 3·1민속문화향상회에 알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29일부터 3월 3일까지 열린 제55회 영산 3·1민속문화제에서 주민들이 중요무형문화재 25호인 영산쇠머리대기를 시연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그럼에도 김종쌍 회장은 "지난 2014년에도 AI 때문에 따오기를 보존하고자 5월로 연기해서 영산 3·1민속문화제를 했는데, 5월에 행사를 하니까 3·1 독립만세운동을 기리는 의미를 찾을 수가 없었다"면서 "행정당국에서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56년 전통 문화제를 같은 날짜에 이어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아쉬워했다.

영산 3·1민속문화제는 창녕군 영산면에서 매년 2월 28일(또는 29일)부터 3월 3일까지 열리는 민속문화제다. 경남 3·1독립만세운동 발상지인 영산 지역 항일 애국 선열의 충절을 기리고자 1961년부터 열고 있다. 전통 문화 계승과 군민 화합을 목적으로 영산 대표적 전통 민속놀이인 쇠머리대기와 줄다리기 시연을 한다.

3·1민속문화향상회에 따르면 올해 제56회 영산 3·1민속문화제는 오는 28일 독립운동가 23명 넋을 기리는 축등 점등식과 횃불 거리 행진을 하고, 3월 1일 아침 독립기념비 앞에서 제사를 올린 뒤 식전 공개 행사와 기념식을 할 예정이었다. 또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25호인 영산 쇠머리대기와 제26호인 영산 줄다리기 발표회가 이어지고, 부대행사로 구계목도 시연, 게이트볼, 궁도, 연날리기, 군악대 시범 등 다양한 행사를 80%가량 준비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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