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공무원에 <나, 다니엘 블레이크>관람 독려

'관료를 위한 관료가 행정을 위한 행정'을 하게 되면 그 모순으로 말미암은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돌아간다. 여러 예술적 함의가 있을 수 있겠지만, 2016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켄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영혼 없는 관료'의 관행에 의해 주인공의 인간 존엄성이 훼손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안상수 창원시장이 20일 일선 공무원에게 <나, 다니엘 블레이크> 단체 관람을 독려했다.

안 시장은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서 "영국의 잘못된 복지 정책과 영혼 없는 관료의 행태를 적나라하게 비판하는 이 영화는 시민을 고객으로 상대하는 공직자에게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서울시 일선 구청과 수도권 기초자치단체 공무원을 중심으로 단체 관람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공직사회가 새겨야 할 가치가 영화 속에 녹아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안 시장은 최근 창원중부경찰서 수사관에 의해 밝혀진 '언어·청각 장애인 상대 사기사건'을 언급하며 공직사회의 본보기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안 시장은 "언어·청각 장애인이 경찰서에 몇 차례 피해신고를 했지만 수화를 할 줄 모르는 경찰관과 의사소통이 어려워 수사망에 잡히지 않았던 사안을, 창원중부서 담당 경찰관은 네 시간이 넘는 필담과 적극적인 의사소통 노력으로 장시간 공을 들여 수사했다"며 그간의 상황을 소개했다. 이어서 안 시장은 "이러한 자세를 본보기로 삼아 사회적 약자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 때 적극적인 자세로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시장은 행정국에 '직원 문화 MT' 등을 통해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단체 관람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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