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인용 이후 축제의 장 열자" 다짐…이재용 구속으로 재벌개혁 요구 강해져

갑자기 들이닥친 한파에도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6차 범국민행동(촛불집회)에는 주최 쪽인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추산 70만 명이 모였다.

이날 광화문광장은 잔칫집 같은 분위기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탓이다. 광장에는 가수 김종서의 <아름다운 구속>이 흘러나왔고, 삼성 직업병 해결을 요구하는 노동시민단체 반올림은 '이재용 구속 기념 떡'을 돌리기도 했다.

퇴진행동 법률팀장인 권영국 변호사는 무대에서 "우리는 기필코 승리할 것이다. 여러분 사랑합니다"라며 춤을 추기도 했다.

권 변호사는 "어제 삼성재벌의 예비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됐다. 삼성은 구속되지 않는다는 신화가 마침내 무너졌다. 거대 재벌의 특권과 반칙에 손을 들어주던 법원이 '법 앞에 평등'이라는 '법의 상식'을 실현했다. 국민의 염원을 저버리지 않은 특검의 노력과 특검을 응원한 우리 촛불의 힘이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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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황교안 즉각 퇴진 특검연장 공범자 구속을 위한 16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어 권 변호사가 "다음은 박근혜다. 박근혜를 구속하라"고 외쳤고, 이는 촛불시민들의 거대한 함성으로 돌아왔다.

권 변호사는 "이 모든 국정문란의 원인이자 주범인 대통령 박근혜, 그에 대한 탄핵심판을 더 이상 지연해서는 안 된다"면서 "헌재는 더 이상 대통령의 재판지연과 방해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 오는 24일 심판을 종결하고 탄핵을 인용해야 한다. 이것이 주권자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곽형수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부지회장은 "구속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던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됐다"면서 "선출된 권력이든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든 자본이든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고, 국민 뜻을 거슬러서 존재할 수 없음이 증명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재벌들은 알아야 한다. 국민은 더 이상 개돼지가 아닌 엄연한 대한민국의 주인이다. 더러운 정경유착을 벌이고 공정사회를 방해하고 세상의 모든 부를 독점하고자 하는 재벌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잘못된 대한민국의 재벌을 바로 잡고 개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촛불집회에서는 가수 권윤경씨, 모노톤즈, 임정득씨, 재즈 올스타즈, 이한철 밴드 등이 분위기를 북돋웠다. 촛불시민들은 휴대전화 불빛으로 붉은 색 종이를 비추는 '레드카드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촛불시민들은 오후 7시 50분께 본대회가 끝난 뒤, 청와대, 헌법재판소, 종로 방향으로 행진에 나섰다.

/오마이뉴스 선대식, 김성욱, 배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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