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 반대, 성소수자 인권 등 다양한 발언
25일 대형집회 예고

"국민의 힘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했습니다. 이제 승리의 날이, 국민이 주인 되는 세상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절기상 '우수'인 18일 저녁 창원광장에서 열여섯 번째 경남시국대회가 열렸다. 17일 삼성 승계 대가로 최순실 씨 측에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이후 열린 첫 대회였다. 꽃샘추위가 심술을 부렸지만, 시민 700여 명이 모였다. 특검연장과 공범자 구속 등을 외쳤다.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야 5당 등 600여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박근혜 퇴진 경남운동본부'가 주최한 이날 대회에서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에서 활동하는 가수 박영운 씨가 〈방 빼, 방 빼, 방 빼〉, 〈담쟁이〉를 불렀다.

123.jpg
▲ 제16차 경남시국대회가 18일 오후 창원시청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시국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일호 기자

첫 시민발언자로 김서진(20·창원대 산업디자인학과) 씨가 나서 "사드는 남북관계를 악화시키고 평화를 파괴하는 무기일 뿐"이라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졌음에도 정부는 계속 사드를 밀어붙이고 있고, 일부 야권 대선 후보는 모른 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국방부와 시민들에게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은 언론들에 사드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많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창원시민들도 힘을 보태달라"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시민발언자로 하미숙 민주노총 일반노조 창원시공무직지회 조합원이 나와 "창원시가 탁상행정으로 기존 시행 중이던 복지포인트를 올해 1월부터 일방적으로 삭감했다"며 "1인당 400포인트, 돈으로 환산하면 40만 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원상회복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 '우수'인 18일 오후 창원광장에서 열여섯 번째 경남시국대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대회 도중 폭죽 쏘고 있다. /민병욱 기자

세 번째 시민발언자로는 경주에 사는 이영식(62) 씨가 나왔다. 이 씨는 "헌법 제21조와 22조를 왜 만들었나? 시민들의 집회·결사의 자유, 표현 자유, 학문과 예술의 자유 때문아닌가?"라며 "우리더러 빨갱이라고 한다. 우리는 북한 근처에 가보지도 못했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안부를 물었던 박근혜 대통령이 빨갱이 두목이라고 생각한다. 부두목 김기춘, 행동대장은 우병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공연으로 강만호(53·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씨가 오카리나로 〈연리지〉와 〈물놀이〉 들려줘 시민들이 크게 환호했다.

네 번째 발언자는 가면을 쓰고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자신을 사범대에 다니는 예비 교사라고 했다. 그는 "나는 지체 장애인이다. 페미니스트이자, 성소수자이지만, 한국 남자 학습을 부정할 순 없다"며 "대한민국은 가부장제와 여성혐오, 비정상과 정상으로 나누어서 장애인을 비정상이라고 한다. '빙신'이라는 혐오 발언을 아무 거리낌 없이 한다. 젠더라는 사회적 성에도 무지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러분은 여기에 하나라도 해당하는 게 없나? 열여섯 번째 시국대회지만, 아직 무지개 깃발을 못 봤다"며 "퀴어(성소수자 (레즈비언 · 게이 ·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을 포괄)인들은 여러분 일상 속 가까운 곳에 있다. 모두를 위한 대한민국을 원한다. 퀴어가 싸우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발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321.jpg
▲ 제16차 경남시국대회가 18일 오후 창원시청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시국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일호 기자

마지막으로 시민발언자로 이나미 씨가 "저는 정치를 잘 모르지만, 홍준표 지사가 〈모래시계〉 검사로 강직한 검사인 줄 알았는데, 정치깡패였다"며 "진주의료원을 폐쇄하고, 아이들 밥그릇을 빼앗는 등 경남이 지금 '모래먼지'로 휩싸였다. 사법부는 우리를 실망시켰지만, 우리는 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촛불 인연' 〈다시 시작해요〉, 〈풍선〉 등 노래 공연이 이어졌으며,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까지 행진을 끝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날 대회에서 모인 성금은 159만 5840원이었다.

17차 경남시국대회는 2월 25일 오후 6시 창원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취임 5주년을 맞아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집중 촛불집회에 상당수 도민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대규모인 200만 명 이상이 운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