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판결 직후 대국민 기자간담회 열어
대선 출마에 대해서는 즉답 회피
"자유한국당은 우파진영 본산…못 떠나"
성완종 사건은 양아치 친박들 기획

홍준표 경남지사가 16일 항소심 무죄 판결 직후 경남도 서울본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금 대한민국은 천하대란(天下大亂)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대란대치(大亂大治)의 지혜를 발휘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절망과 무력감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홍 지사와 일문일답.

-대선 출마를 하는 것인가.

"그건 급한 문제가 아니다. 지금 대통령 후보라고 나와 있는 사람들 행태를 보면 마치 슬롯머신 기계 앞에 앉아 10센트를 넣고 100만 달러를 기대하는 것 같다. 지금 우리나라는 정치·경제·외교·안보 모든 게 위기이고 국론은 '촛불'과 '태극기'로 분열돼 있다. 이런 대란은 지엽말단적 문제가 아니라 대란대치의 지혜로 돌파해야 한다는 걸 강조하는 거다. 제가 대선에 나간다, 안 나간다 할 문제는 아니고 그런 시기도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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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1심에서 실형을 받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6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을 나서며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 걸 강조하는 자체가 대선 행보 아닌가.

"내가 맡은 경남도정도 마찬가지다. 땅 한 평 팔지 않고 행정·재정 개혁으로 1조 4000억 원에 달하는 빚을 다 갚았다. 50년 동안 먹고살 미래 먹거리 준비 또한 마쳤다. 국가산업단지를 3곳 유치했고, 10년 후에는 일자리가 수십만 개 이상 생길 거다. 이런 것도 대란대치다."

-왜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됐다고 생각하나.

"성완종 사건의 본질은 결국 2012년 일부 친박 인사들의 대선자금 문제다. 그걸 묻기 위해서, 수사하지 않고 희석시키기 위해서 내 사건을 만들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을 견딘 나이지만 박근혜 정권에서 더 힘들게 견뎠다. 2012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때 나한테 공천주지 않으려고 '양박'들이 그렇게 준동을 했다. 여기서 양박은 '양아치 친박'을 말한다. 그리고 2013년 진주의료원 사태 때 내 정치 생명을 끊는다고 했고, 2014년 지방선거 때도 날 지원하는 경남 국회의원에게 공천을 주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성완종 사건 역시 이 양박들과 청와대가 주도해서 만든 사건이다."

-자유한국당을 떠날 생각이 있는 건가.

"지금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사당이 아니다. 이 땅 우파진영의 본산이다. 그래서 쉽게 떠나기는 어렵다. 정치를 시작한 후에 나 스스로 당을 떠나 본 적이 없다. 박근혜 사당이라면 진작 짐을 쌌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친박은 궤멸할 것이라고 난 진작부터 봐왔다. 친박이 무슨 이념이 있나? 이념이 있는 친노는 다시 부활할 수 있지만 친박은 그저 박근혜 치맛자락 붙잡고 국회의원 한번 해먹으려 하는 집단이다. 이런 이익집단은 자기들 이익이 사라지면 사라질 수밖에 없다."

-당원권이 정지된 걸로 아는데 회복되는 것인가?

"당 지도부가 알아서 하지 않겠나? 기소 시 당원권 정지 조항은 사실 내가 만든 것이다. 법률적으로는 무죄 추정이 원칙이지만 정치적으로는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무죄를 받았으니 풀릴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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