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있던 사람 잃고 무엇을 하나요
상실 후 뒤늦게 깨닫는 소중함…실제 대지진 겪은 뒤 작품 구상

영화 <아주 긴 변명>은 상실 후 비로소 깨닫는 사랑 이야기다.

유명 작가 사치오(모토키 마사히로)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내 나츠코(후카츠 에리)를 잃는다. 사치오는 아내가 여행을 떠난 날 내연녀와 함께 있었다. 사치오에게 나츠코는 그만큼 가벼운 존재였다.

나츠코와 함께 여행을 떠났던 친구 유키(호리우치 게이코)도 세상을 떠난다. 남편 요이치(다케하라 피스톨)와 아들 신페이(후지타 겐신), 딸 아카리(오미야 아카리)를 남겨둔 채.

아내 죽음에도 슬픔을 느끼지 못하던 사치오는 요이치를 만나면서 조금씩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급기야 요이치 두 아이를 돌보겠다고 나선다.

감독은 지난 2011년 말 작품을 구상했다. 그해 3월에는 동일본 대지진이 있었다. 감독은 끔찍한 경험 앞에 강한 무력감을 느꼈다.

영화에는 감독이 깊게 고민한 흔적이 묻어난다.

'소중한 이를 잃은 후 남은 이는 어떻게 삶을 이끌고 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조용히 던진다.

니시키와 미와 감독은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아무도 모른다> 등을 감독한 고레에다 히로카즈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자신만의 감성과 섬세함을 충분히 발휘한다.

124분. 15세 관람 가.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