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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사람]MBC경남 전한빛 리포터

오전 7시부터 저녁까지 매일 3~4개 방송 코너 진행
현장감·콘텐츠 애착 바탕 건강상식·사람 향기 전달
"청취자와 일상 나누고파"

이창언 기자 un@idomin.com 2017년 02월 16일 목요일

#오전 7시 40분. 꽉 막힌 도로,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 일상적인 아침 풍경이다. 매일같이 반복돼 지치기 쉬운 그 시간. 소음에서 벗어나고자 차량 오디오 볼륨을 높여 본다. 즐겨 듣는 라디오 방송 주파수를 맞추자 익숙한 소리가 들려온다. 깔끔한 브리핑과 청량한 목소리가 귀를 사로잡는다. 바쁜 일상에서 찾은 여유. 오늘도 '행진'이다.

#오전 8시 35분. '어제는 또 무슨 일이 있었나.' 귀로 뉴스를 본다. 당찬 리딩에 기대 정치·사회·경제 등 우리 지역 이슈를 새겨본다. 덕분에 '좋은 아침'을 연다.

#오후 6시 40분. 퇴근길. 하루를 정리하며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와 생생한 현장 소식을 접해본다. '여기서는 이런 행사가, 저기서는 이런 말들이'. 이야기 속에 녹아든 현장감이 돋보인다. 오늘, 프리마켓을 소개하는 리포터와 관계자 목소리에 즐거움이 묻어난다. 언제 열리는지, 무슨 물건을 내놓는지, 어떤 사람이 나오는지도 빼놓지 않는다. 10여 분간 좋은 여행을 한 느낌이다.

#오후 7시 20분. 잊고 살기 쉬운 '건강 상식'을 챙겨본다. 달걀노른자, 많이 먹으면 안 좋을까? 달걀노른자 속 콜레스테롤은 '좋은 콜레스테롤'이라는 정보를 얻는다. 친절한 설명과 함께 속속 채워가는 건강 비법. 아침부터 저녁까지 '같은 목소리'에 힘입어 알찬 하루를 마감한다.

화장기 없는 얼굴로 아침 6시 40분까지 출근. 조간신문을 살피며 원고를 만든다. 한 시간 동안 생방송 두 개를 마치고 나면 곧바로 오후 방송 준비. 코너 특성상 생생함을 담고자 애쓴다. 취재부터 편집까지 손쉬운 작업 하나 없다. 녹음 파일을 방송국으로 넘기고 나면 다시 저녁 방송이다. 행여나 실수하지는 않을까. 원고를 읽고 또 읽어본다.

누군가에게는 힘이, 누군가에게는 여유와 상식이 되는 라디오. 듣는 사람 처지에서야 늘 감사한 일이지만 '준비하는 이들은 고역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괜스레 미안함이 스친다. 하지만 매일 3~4개 프로그램에서 고정 코너를 맡은 MBC경남 전한빛(27) 리포터는 피로감 대신 즐거움을 말한다.

MBC경남 전한빛 리포터. 한빛 씨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 기쁘다"며 피로감 대신 즐거움을 강조한다. /이창언 기자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 그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도 있고. 더군다나 청취자 반응을 바로바로 느낄 수 있으니 '늘 살아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하죠."

한빛 씨가 리포터 세계에 뛰어든 건 2년여 전. 복수전공을 살려 경험을 쌓겠다는 생각이 발단이었다. 한빛 씨 가능성을 크게 본 선배들 덕분에 비교적 빨리 자신의 이름이 붙은 코너를 맡는 '행운'도 누렸다.

"뉴스쇼에서 민원을 다루는 코너였어요.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하자는 취지였죠. 1년 넘게 이어왔는데 참 많은 걸 얻었던 것 같아요."

도심 속 잘못된 시각장애인용 점자 보도블록을 바로잡은 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불편함을 알렸고 공무원과 함께 개선에 앞장섰다.

"방송 역할과 중요성을 다시 깨닫는 계기였죠. 지금도 제가 전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우리 지역이 바뀌는 걸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죠."

물론 그 과정이 녹록지만은 않다. 청취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연을 찾고 이를 가공하는 일은 늘 어렵기만 하다. 일주일 내 아이템을 고민하는 일도 잦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수시로 드나들고 놓친 뉴스는 없는지 꼼꼼히 살핀다. 그중에서도 자연스러운 인터뷰를 이끌어 내는 일은 여전히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다.

"처음에는 섭외부터가 고역이었어요. '저기 죄송한데…'라는 말로 접근하며 쑥스러움을 물씬 풍겼죠. 섭외에 자신감이 붙고 나니 내용이 문제더라고요. 자연스러움을 이끌어내고 단답형 답변을 피하고자 애썼어요."

상처받는 일도 많았다. '귀찮다'며 매몰차게 돌아서는 사람, 애써 준비한 질문에 거짓 답변으로 일관하는 이들은 한빛 씨를 좌절하게 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스스로 생산하는 콘텐츠'에 대한 애착 때문이다.

"방송이 끝나고 나면 그 시간이 좋았는지, 나빴는지는 누구보다 자신이 가장 잘 알아요. 제 이름을 걸고 하는데 나쁜 기억을 만들긴 싫었죠. 서서히 상처받지 않는 법을 알아갔고 인터뷰이와 친밀감도 키웠죠."

좌절과 변화는 한빛 씨가 나아가고픈 목표를 만들기도 했다. 취재·기획·전달력을 더 키워 본인 이름을 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 그 속에서 청취자들과 고민, 기쁨,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친구가 되겠다는 생각도 키웠다.

"당신의 노하우를 쏙쏙 전달해주시는 좋은 선배들이 곁에 많이 있어요. 그 배려를 잊지 않고 온전히 제 것으로 만들어 가야죠."

AM·FM을 넘나들며 누군가의 일상을 책임지는 한빛 씨. 혹 시사성이 짙은 MBC 라디오 표준FM(AM)과 비교적 말랑말랑한 FM4U(FM) 중 한빛 씨 취향은 어디에 더 가까울까.

"저요? 저는 완전 FM4U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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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언 기자

    • 이창언 기자
  • 현재 편집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기사 제보는 언제나 환영입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