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여성이라면 고속도로 휴게소 여성화장실에서 길게 늘어선 줄로 어려움을 겪어 보았을 것이다. 2006년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1000명 이상 공공장소 여성화장실 변기 수는 남성 1.5배'로 설치해야 한다. 그동안 남성화장실에 비해 적었던 변기 수(남성화장실의 소변기 포함)와 여성의 생리적 현상을 고려해 변기 수가 남성 대 여성 비율이 1 대 1.5가 되도록 설치·보수되고 있어 이용불편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했다.

창원시 2015년 성별영향분석평가서 이행점검 모니터링을 통해 친환경 공중화장실 관리사업을 현장점검했다. 외곽지역 공원에 있는 공중화장실은 여성화장실 변기 수가 턱없이 부족했을 뿐 아니라 성인지적 관점으로 본다면 문제가 많았다. 성별영향분석평가서를 살펴보면 '남녀화장실 출입문 분리 설치, 남녀화장실 분리 설치 및 성별요구 반영된 변기 수 확보, 충분한 안내표지와 부스별 잠금장치 설치'를 공중화장실 설치와 개·보수 시에 반영하겠다고 명시해 놓았다. 하지만 몇 군데 화장실을 방문한 결과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처음 방문했던 곳은 의창구 천주암 입구에 있는 공중화장실이었다. 사실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지 않았고, 변기 수는 남성화장실 3개, 여성화장실 2개로 남성화장실 변기 수가 더 많았다. 주위에 가로등과 비상호출벨도 설치돼 있지 않아 위험에 노출되기 쉬웠다.

두 번째 방문했던 곳은 마산회원구 내서읍 신감리에 있는 신목주차장 화장실이었다. 이곳은 여름철이 되면 계곡과 야영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접근성은 용이했다. 주위 가로등 설치, 여성화장실 비상호출벨 설치, 휠체어와 유모차의 접근성도 쉬웠다. 나름 성인지적 관점으로 화장실을 개·보수했다는 것이 느껴졌지만 변기 수는 남녀 각각 6개로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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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여성화장실을 이용하면서 단순히 불편하다고만 느꼈는데, 이번에 이행점검모니터링을 하면서 성인지적 관점에서 들여다보니 지켜지지 않은 것들이 너무 많았다. 외곽지역 공중화장실에는 기본적인 변기 수 확보 비율마저 지켜지지 않았다. 창원시민들이 이용하는 공중화장실 실태조사와 함께 변기 수 확보는 기본이며, 비상호출벨 설치와 휠체어·유모차의 접근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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