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는 사람들 막무가내 끌고 가
식당 주인 "가게 분위기 험악해져"
출입국사무소 "도주 우려 있었다"

김해 한림면 한 식당에서 일어난 불법체류자 검거 과정에서 무리한 단속과 그에 따른 '인권 침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4일 점심식사를 하던 ㄱ 씨는 "12시 5분께 밥을 먹고 있는데 출입국사무소에서 나왔다는 사람들이 외국인 노동자에게 신분증 검사를 요구했다. 그러더니 밥을 먹고 있는 사람들을 무작위로 끌고 갔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손님들까지 나서 밥 먹는데 그런 법이 어딨냐. 밥은 먹이고 하라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강압적이었다"고 전했다.

이 식당 주인도 "(출입국사무소 직원들이) 막무가내로 들어왔다. 그래서 다른 손님들도 식사를 하고 있으니 밥 먹고 나서 하면 안되겠냐고 했더니 '공무집행방해로 처벌'한다는 말이 나와서 놀랐다"고 덧붙였다.

ㄱ 씨와 식당주인은 이날 식당 분위기가 험악했다고 전했다. ㄱ 씨는 "외국인 노동자도 우리 동료고 누군가의 남편일 텐데 그 사람들은 최소한의 인권이 없나"고 지적했다.

부산출입국사무소 단속반은 도주 우려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입장이다. 단속반 관계자는 "사전 답사를 통해 계획을 세우고 갔다. 식당 바로 앞이 2차로인데 불법체류자들이 도주할 경우 교통사고가 날 위험이 높아 긴급히 진행할 필요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외국인 노동자 20여 명이 있었는데 16명을 검거했다. 식당에서 식사하시던 분들은 놀랄 수 있겠으나 큰 소란은 없었고 식당 주인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식당 주인은 "양해 구한 적 없다. 갑작스레 들이닥쳐서 놀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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