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창원서 뮤지컬 선봬
"창작품 서울 수출도 목표"

"매일 아침 눈을 떠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 "화가 날 때도 생각나. 언제나 함께하고 싶은 너…."

깨가 쏟아지던 부부가 '쨍그랑' 유리 깨지는 소리와 함께 돌변한다. '성격 차이'를 이유로 서로 깎아내리기 바쁘다. 판사는 이들 부부에게 4주간 이혼숙려기간을 제시한다.

창원지역에 기반을 둔 선인장뮤지컬컴퍼니(이하 선인장) 창단 첫 창작 뮤지컬 <우리 결혼했어요> 도입부다.

지난 10일 오후 8시께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한 건물 4층 선인장 사무실. 연습 시작 전 사무실은 웃음꽃으로 가득했다.

밝은 분위기도 잠시, 연습에 들어가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배우들 표정은 진지하기만 했다. "연결이 잘 안 돼요, 사이사이가!" 연출 담당 장현정(27·사진) 공동대표가 배우를 매섭게 몰아쳤다. 첫 공연을 앞둔 이들은 막바지 연습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선인장은 16일부터 26일까지 창원 도파니아트홀에서 창단 첫 창작뮤지컬 공연을 한다. 이혼을 결심한 부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다. 웃음과 함께 현실 속 이혼 세태에 화두를 던진다. 배우 손상호, 정소희, 정진영, 임선혁, 손민수가 출연한다.

이번 작품은 지난해 11월부터 준비했다. 장 대표가 고등학생 시절 썼던 <이혼 재판>을 뮤지컬로 각색했다. 장 대표는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이혼으로 푸는 세태를 작품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선인장은 지난해 8월 창단했다. 젊은 공연예술가들이 다채롭고 창의적인 뮤지컬·연극 작업을 하고자 뭉쳤다. 동서대 뮤지컬과 동기인 장현정·조아라(27) 씨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장 대표는 극작과 연출, 조 대표는 무대·음악 감독과 기획을 담당한다. 단원은 총 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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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은 창단 이후 지금까지 길거리 공연과 연극·뮤지컬 교육사업에 집중했다. 조 대표는 "지역 관객들이 뮤지컬 등 공연예술을 보려고 부산을 많이 간다. 지역에서도 쉽게 공연을 접할 수 있다는 공감을 얻고 싶었다"고 전했다.

선인장은 올해 첫 공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소극장 창작 뮤지컬 활동도 시작할 계획이다. 장 대표와 조 대표는 "둘 다 소극장 창작 뮤지컬을 좋아한다. 앞으로 사람 냄새 나는 작품을 지역 관객에게 전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이제 첫걸음이지만 이들의 목표는 장대하다. 소극장 뮤지컬 공연 매력을 널리 알리고자, 한 해 2편 정도 창작 공연을 할 계획이다. 매년 여름 열리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에도 참여할 생각이다.

장 대표는 "창작품을 서울로 수출하는 것도 꿈"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5년 뒤에는 극장을 짓는 것도 목표다. 계획은 크다"며 웃었다.

모든 자리 3만 원. 문의 055-264-0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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