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한차례 커피 마시기 모임
'더 좋은 맛' 함께 공유하는 즐거움
직접 볶고 갈아서 시향·시음
원두 기원·이름 유래 이야기꽃

커피가 일상인 시대다. 도시를 걷다 보면 흔하게 마주할 수 있는 것이 커피가게다. 심지어 시골에도 풍경이 좋은 곳에는 구석구석 커피집이 있다. 이제 일상 속 커피를 얼마나 맛있게 마실 수 있는지, 건강하게 마실 수 있는지 등이 주요 관심사가 됐다. 맛에는 정답이 없다. 하지만, 더 좋은 맛을 내고자 하는 노력, 더 건강하게 마시고자 하는 노력에서 각자의 답에 가까이 갈 수 있는 팁을 얻을 수 있다. 앞으로 월 1회 커피와 관련한 가게, 사람 등을 만나서 맛있는 커피를 소개하고자 한다. 한 달에 한 번 '커피 마니아'가 돼 보자.

"커피는 악마같이 검지만 천사같이 순수하고 지옥같이 뜨겁고 키스처럼 달콤하다." 프랑스 나폴레옹 시대 정치가 탈레랑이 한 '커피 예찬'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종 황제가 커피를 즐겨 마셨던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10일 밀양에서 '좋은 커피 바르게 마시기' 모임이 열린다고 해서 찾았다. 지난달 생긴 이 모임은 한 달에 한 번씩 정기 모임을 연다.

커피값으로 1만 5000원을 회비로 받는다. 이날 오전 11시 밀양시 내이동 '하임공방'에 모임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하나둘 나타났다.

지난 10일 밀양시 내이동 하임공방에서 열린 '좋은 커피 바르게 마시기' 모임 모습. /우귀화 기자

30∼50대 10여 명이 커피 향이 그윽한 공방에 모였다. 사람들이 모인 자리 옆에는 '오늘의 커피'를 적어뒀다. 파나마 게이샤 내추럴, 에티오피아 재래종 두 가지 커피다.

파나마 게이샤 커피는 미국 스페셜티커피협회에서 3년 연속 우승한 커피로 알려졌다. 에티오피아 게이샤숲에서 발견된 재래품종이 케냐, 코스타리카 등을 거쳐 파나마에서 생산됐다. 향, 맛이 뛰어나 커피 중 가격대가 높다.

에티오피아 재래종은 세계 3대 원두 중 하나인 아라비카 에티오피아 품종의 커피다.

모임을 이끄는 박순표(46·대원세무법인 이사) 씨가 커피 설명을 시작한다. 박 씨는 오랜 기간 국외 여러 카페, 박물관 유튜브 영상, 인터넷 자료, 각종 커피 박람회 등에 다니며 나름대로 커피를 익혔다고 했다.

"생두를 볶은 지 삼일 정도 돼야 하는데 시간이 없어서 볶은 지 이틀 된 커피를 가져왔습니다." 핸드 밀에 볶은 커피를 넣고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힘을 줘서 커피를 갈아냈다. 일반 커피점에서 보던 가는 크기가 아니다. 가루처럼 곱게 갈지 않고 깨알 같은 크기로 들쭉날쭉한 커피다. 손으로 직접 갈기에 가능한 형태다. 돌아가면서 커피 향을 맡는다. 참가자들의 표정이 환해진다. 커피 향이 만족스럽다는 것이다.

커피 30g에 물 750㎖를 준비해 핸드 드립 커피를 완성했다. 조금 묽다. 보리차나 숭늉 같은 느낌이다. 스페셜티인 게이샤는 특유의 과일향에 단맛과 신맛이 어우러졌다. 에티오피아 재래종 역시 부드럽다. 게이샤 커피와 에티오피아 재래종은 콩 크기가 조금 차이가 나지만, 향긋한 향이 나는 점에서 닮았다.

참가자들끼리 게이샤, 에티오피아 재래종의 기원, 항구 이름을 딴 커피에 대해 질문과 답이 오간다. 커피라는 주제 하나로 모인 이들의 면면은 다양하다. 학원, 공방, 커피숍 대표, 농원 관계자, 언론인 등이다. 1시간가량 커피 맛을 음미하고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숙현 하임공방 대표는 "지난해 게이샤 커피를 한잔 마시고, 커피를 새롭게 생각하게 됐다. 최근에는 직접 핸드 드립 커피를 내려서 온 가족이 함께 마시고 있다. 함께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좋은 커피를 마실 수 있어서 좋다"고 전했다.

다음 커피 모임은 3월 10일 밀양시 삼문동 155-12 카페메모리아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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