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야 밀양 송전탑반대대책위원장 별세

박호야(사진) 밀양 단장면 용회마을 송전탑반대대책위원장이 별세했다. 향년 70세.

그는 태어난 고향마을을 끝까지 지켰다. 마을 앞에 단장천이 흐르고 뒤에는 학이 날아올랐다는 승학산이 있는 명당, 용이 모인 태룡리 '용회마을'은 고향이고 삶의 터전이었다.

다른 동네와 달리 들이 넓고 해가 긴 고향에서 깻잎 농사도 짓고, 소·염소 키우며 하나 있는 아들 잘 키워 장가도 보냈다.

평온한 삶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무시무시한 철탑이 들어서면서다. 옆 마을이 한국전력과 합의를 해도 용회마을 주민들은 흩어지지 않았다. 아내 김옥희(64) 씨와 흔들리지 않고 자리를 굳건히 지켰으니.

철탑을 보고 사느라 고통스러웠는지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그가 지키려 한 삶의 가치는 빼앗기지 않았고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765㎸송전탑반대대책위는 "어르신께서 고통 없는 저세상에서 편히 쉬실 수 있도록 함께 명복을 빌어주시고, 사모님 김옥희 어머님과 슬픔을 함께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밀양 세종병원에 빈소가 마련됐다. 15일 오전 9시 발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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