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창원 성지여중에 대형 부조(浮彫·평면상에 형상을 입체적으로 조각하는 조형기법) 작품이 복원돼 화제를 모았다. '셸 모자이크 페인팅'(캔버스에 조개껍데기를 붙인 회화) 기법으로 유명한 고(故) 윤병석(1935~2011) 창원대 교수의 작품이었다. 학교 운동장 벽면 쪽에 1969년 8월 '장날의 여인들'이라는 이름으로 제작된 것이다. 길이 42m, 높이 2.2m에 달한다.

지역 미술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이 같은 작품 복원 소식에 많은 이들이 놀라워했다. '이런 작품이 있는 줄도 몰랐다'는 것이 가장 큰 반응이었다. 오랜 기간 마산에서 살면서도 이런 작품이 가까이 있는 줄 몰랐고, 심지어 학교 출신이지만 이 작품이 무엇인지도 잘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손에 잡히는 가까운 곳에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가치를 잘 몰라서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는 지역 작가 작품이 도내 지역 중·고등학교 곳곳에 설치돼 있지 않을까. 이런 곳을 찾아내서 알리면 좋지 않을까. 이런 취지의 기획을 고민했다. 지역 학교 내에 '숨겨진 보물'인 예술 작품을 발굴해 지역 학교가 지역 공공 미술의 자산이 될 수 있으리라 여겼다. 학교 내에는 이미 설치돼서 학생들에게 자연스러운 미술 교육의 장이 되고, 지역민에게 친숙한 예술 자산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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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학교가 예술 작품을 별도로 교육청 등의 기관에 보고하지 않기에 자료가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몇몇 학교를 찾았지만, 사례는 극히 적었다. 작품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학교에 연락을 했지만, 작품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 일도 있었다. 안타깝지만, 취재를 보류했다. 학교마다 유사한 사례가 더 많아지면 알리고자 한다. 제보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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