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남동 미용실 시스템 바꾸고 싶었죠"
지난해 1월 개업, 고객 배려 위해 남녀 공간 분리
31가지 음료·수제버거 준비…"손님이 만족해야"

많은 헤어숍과 뷰티관련 업종들이 생겨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쇼핑과 뷰티숍이 밀집된 지역은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도내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지역은 단연 상남동이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고객 유치에도 열을 올리지만 소비자들은 그간 직접 느낀 경험과 높은 정보력을 동원해 만족하기 어려운 곳은 찾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해 1월 문을 연 L&G헤어살롱(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35-1번지 3층)은 치열함 속에 살아남았다.

머리를 다듬으려면 예약은 기본이고 3시간 이상의 대기시간도 감수해야 할 정도로 대세 미용실이다. L&G헤어살롱은 서울 청담동에서 디자이너를 하던 주용우(30) 원장이 지난해 개업한 미용실이다.

고객 머리를 손질 중인 주용우 원장.

L&G헤어살롱은 제품을 사용할 때 고객들 앞에서 제품을 개봉한다. 모든 제품을 고객이 보는 앞에서 사용하는데 약품과 브랜드를 설명한다. 모든 제품은 현재 청담동에서 쓰이는 제품들로 유명 연예인들이 쓰는 상품과 동일하다.

L&G헤어의 강점은 청담동스타일 뿐 아니다.

또 다른 매력은 남녀 스타일링룸이 따로 있다는 점이다. 남녀 스타일링룸을 구별해둔 것은 주 원장이 오랫동안 생각해 온 콘셉트였다.

사실 남녀 공간을 분리하면 공간을 활용하는 데 효율성이 떨어진다. 그 공간이면 자리 한두 개는 더 만들 수 있어 자영업자들에게는 큰 손실이다. 그럼에도 L&G헤어가 공간을 분리해둔 것은 고객 배려 때문이다.

L&G헤어살롱은 고객 배려를 위해 남녀 스타일링룸이 분리돼 있다.

주용우 원장은 "지금은 이발소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미용실이 차지했지만 원래 미용실은 여자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래서 남자나 여자나 불편함이 있다"면서 "여성들을 좀 더 배려했던 공간인데 남자들의 반응이 더 좋다"고 말한다.

미용실에 올 때 민낯으로 오는 여자 손님들이 많다. 여자들은 불편하지만 아름다움을 위해 미용실을 찾는다. 하지만 L&G헤어살롱에서는 남자에게 민낯을 보여줘야 하는 불편함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반대로 남자들도 어떤 스타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며 미용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어리숙함을 여자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없다.

커플이 미용실을 같이 올 때도 남자들에게는 지겨움을 벗어날 수 있고 여자들은 편하게 스타일링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분리형 미용실이라는 장점 외 다양한 메뉴로 고객 입맛을 사로잡는다. 대부분 미용실은 대기 시간의 무료함을 줄이고자 음료를 10개 내외로 준비한다. 그런데 L&G헤어에는 커피, 주스, 건강차 등 음료만 31개가 준비됐다. 심지어 펌이나 염색 등 시술을 하면 수제버거로 출출함을 달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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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헤어살롱 여성 전용 좌석 모습.

많은 서비스를 제공해 비싸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타 미용실과 견줄 때 가격이 비싸지도 않다.

주 원장은 "청담동과 같은 서비스, 스타일을 내면서도 가격은 고급 미용실보다 저렴한 편"이라면서 "상남동 미용실의 시스템을 바꾸고 싶었고 미용실도 서비스업이라는 점에서 고객에게 만족감을 주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타 미용실과 또 하나 다른 점은 미용사들이 돌아가며 쉬지 않고 모두 화요일에 쉰다는 점이다.

주 원장은 "매출로 보면 좋을 것 없지만 단합을 위해 시작했다. 한 명이 쉬면 다른 미용사들도 쉬고 싶기 마련인데 그렇게 되면 의욕이 떨어져 손님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없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L&G헤어는 레이디스&젠틀맨의 앞 글자를 딴 상호다. 숙녀와 신사의 머리를 책임지겠다는 그 초심을 지켜나가며 더 큰 발전을 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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