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기 서울이비인후과의원 원장
"어린이 환자에 역사 알리고파"

"한국인이니까요.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아이들에게 가르쳐야죠."

지역의 한 병원 내에 위안부 피해자를 잊지 않으려는 소녀상이 세워진다. 김해시 내동 서울이비인후과의원 정태기 원장은 오는 27일 오후 2시 병원 로비에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할 계획이다.

소녀상은 대부분 야외에 있지만, 정 원장은 사람들이 많이 오가고 머무르는 공간에 세워 시민들이 자주 볼 수 있도록 하려고 병원 로비에 설치한다.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는 하루 150~200명. 대부분 아이들이다. 정 원장은 소녀상의 의미와 아픈 역사를 가르치려는 뜻에서 건립을 추진했다.

소녀상 건립은 도내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변재봉 작가에게 의뢰했다. 전신상으로 앉아있는 모습인데, 의자가 없다.

정태기 서울이비인후과의원 원장.

이는 아직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우리 사회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부유하고 있는 영혼이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소녀상 건립에 소요되는 예산은 1300만 원이다. 모두 정 원장이 사재를 털어 만들고 있지만, 13일부터 23일까지 시민들을 대상으로 모금운동을 벌인다.

정 원장은 이를 두고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닌, 뜻을 모으는 것이다. '참여'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고 못 박았다.

정 원장은 시민 성금을 건립비에 보태고, 그만큼의 액수를 사재로 관련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정 원장은 "소녀상을 보기 불편하다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서는 안 되는 일 아닌가. 아픈 역사에 죄책감을 못 느껴서는 안 된다. 역사는 기억해야 한다. 잊으면 같은 역사가 반복된다"고 강조했다.

문의 055-336-0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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