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남해·하동 조직위원장 맡기자 지역사회 거센 비판
MBC 노조·시민단체 등 "부도덕한 인사 저항 직면할 것"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이 김재철 전 MBC 사장을 사천·남해·하동 국회의원 선거구 조직위원장으로 임명한 데 대한 지역 내 비판 여론이 거세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10일 제15차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이 지역 조직위원장으로 김 전 사장을 최종 임명했다.

이를 두고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경남지부와 MBC 본부는 이번 결정을 규탄하는 성명 등 입장 표명을 고려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0년 MBC 사장에 취임한 이후 2012년 MBC 170일 파업 과정에서 기자·PD를 대량해고하는 등 MBC를 망가뜨린 장본인으로 꼽힌다.

특히 사천 출신임에도 사장 재직 당시 진주MBC와 마산MBC 통폐합을 주도해 지역민들로부터 큰 지탄을 받았다. MBC에 애착이 많은 진주 등 서부 경남지역민들이 느낀 박탈감은 더했다. 진주MBC가 지난 1960년대 초 서부경남지역 여론을 제대로 수용할 만한 지역 방송이 없음을 안타까워한 지역 내 선각자들이 우여곡절 끝에 1968년 설립한 '진주민간방송'이 모태였기 때문이다. 이 진주민간방송이 1971년 이름을 바꾼 게 진주MBC였다.

자유한국당 김기현(오른쪽) 울산시장이 13일 새누리당 전국위원회에 참석해 최근 사천·남해·하동 조직위원장에 선정된 김재철 전 MBC 사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데 통폐합을 주도한 인물이 새누리당 사천·남해·하동 지역위원장으로 임명됐으니 지역 내 여론 악화는 불보듯 뻔한 일이다.

김태석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경남지부장은 "가까운 시일 내 지부 내 상무집행위원 등 구성원 논의를 거쳐 본부 차원에서 공동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면서 "추이를 지켜보다가 사천과 남해, 하동지역 내 시민사회단체와 결합한 김 위원장 관련 규탄 움직임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지역MBC 광역화'에 맞서 김 전 사장 퇴진 투쟁을 벌이다 해고당한 후 재입사한 정대균 전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 수석부위원장도 "사장 재임 시 지역MBC 통폐합 문제뿐만 아니라 기자와 PD 등 10명을 해고하고 구성원 200명을 부당 징계한 장본인이자 회삿돈을 마음대로 쓰고 감사원에 제출 요구한 서류를 내지 않아 업무상 배임과 감사원법 위반 혐의로 형사 처벌까지 받은 부도덕한 인사가 지역 정계에 발 붙이게 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 고향인 사천을 비롯한 남해, 하동지역 시민사회단체도 공동 행동을 고민 중이다. 박근혜 정권퇴진 사천·남해·하동운동본부서 일하는 박동주 정의당 사천지역위원장은 "14일 운동본부 회의서 공동 행동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라며 "촛불집회 의제 선정, 성명 발표 등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