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가계수입은 그대론데 생필품부터 밥상에 오르는 농식품, 축산물 등 가격이 오르지 않은 품목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경남은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 같은 달보다 1.9% 올랐다.

서민들은 그간 생산·투자·취업 등 각종 경제 지표가 정체됐음에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것에 위안을 삼아 왔다. 하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기대할 수 없다. 물가 상승세가 경기 활성화에 따른 수요확대 요인이 아니라 국제유가와 농산물 등 공급 요인 때문이라 질적인 구성도 좋지 않다. 물가가 안정세를 곧 되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찾기 어렵다는 게 걱정거리다. 조선업 등 불황이 계속되면서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악화된 경기는 마땅한 부양책이 보이지 않는다.

AI로 말미암은 계란 대란은 자영업자들에게 큰 위기감을 안겼다. 일반 가정이야 하루에 소비되는 계란이 많지 않아 체감상 느낌이 덜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지인들은 "계란 안 먹어도 산다"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들 했다. 그러나 구제역은 사정이 좀 달라 보인다.

구제역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바이러스가 소에서 돼지로 전염된다면 밥상 구성품목들이 달라질 것이다. 가뜩이나 농산물 작황 부진으로 배추·무·당근 등의 가격이 큰 폭 오른 마당에 계란, 닭고기에 이어 소, 돼지고기 가격까지 오르면 음식으로부터 받는 즐거움마저 줄지 않을까 걱정이다. '월급 빼곤 다 올랐다'는 말이 이제는 피부로 와 닿는다.

박종완.jpg

왜 우리는 연례행사처럼 먹을거리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까? 21세기가 시작된 지도 벌써 17년이 지났는데 말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