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양산 등 곳곳서 시국대회 헌재 탄핵 촉구·거리행진 펼쳐

대보름이었던 지난 11일 저녁에도 경남 도내 곳곳에서 촛불이 켜졌다.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을 지연하려는 박근혜 대통령 측과 일부 지지자들 움직임을 '꼼수'로 규정하며 반대 목소리를 드높였다.

이날 오후 6시 창원광장에서 열린 열다섯 번째 경남시국대회에는 추위 속에서도 시민 800여 명이 모였다.

자신을 '쌍둥이 할머니'라고 밝힌 창원시 의창구 북면에 사는 한 시민은 "박 대통령은 관제데모를 믿고 탄핵 기각을 바라는 모양인데, 꿈도 꾸지 마라. 내가 촛불을 드는 건 나의 미래를 위해서가 아니라 어린아이들을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사회자인 김대하 씨가 1차부터 14차 대회까지 모인 성금과 지출에 대한 '재정보고'를 했다. 대회모금은 3423만 8070원이었고, 시민후원 430만 원, 단체후원 840만 원 등 모두 4693만 8070원이 들어왔다고 보고했다. 지출은 4748만 5393원이었다고 했다. 이날 현장에서 걷힌 시민 성금은 298만 원이었다.

정월대보름인 11일 오후 6시부터 창원시청 앞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15차 경남시국대회가 열렸다. 대보름달이 밤하늘을 환하게 밝혀주고 있는 가운데 시가 행진을 하고 있다. B셔터와 다중노출을 활용해 촬영한 사진이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양산에서도 어김없이 촛불이 타올랐다. 이날 오후 6시 양산시 중부동 이마트 양산점 후문에서 12차 양산 시국 촛불대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2월에는 반드시 탄핵을 해야 한다며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준엄한 목소리를 깊이 새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회에 참가한 서형수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양산 을)은 "우리 국민은 대통령만 바꾸라는 것이 아니라 정치를 바꾸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은 주범, 여당은 종범"이라며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 탄핵은 3월 초 마무리될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이날 진주 차없는 거리와 김해 시민의 종 건너편 광장, 거제 고현 현대차 사거리 등에서도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모였다.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야 5당 등 600여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박근혜 퇴진 경남운동본부' 박종철 상황실장은 "11일 저녁 경남 곳곳에서 2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며 "전국적으로는 서울 광화문 75만, 지역 5만 6000명 등 80만 명 이상이 운집했다"고 말했다.

오는 18일 오후 6시 창원광장에서 16차 경남시국대회가 열리는 등 헌재 탄핵 심판 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시민 참여도 갈수록 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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