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A형 구제역 동시 발생
돼지 전용 A형 백신 미확보 농가 소독·차량 방역 총력

"돼지 구제역 전염 막아라!"

전국은 물론, 12일까지 도내 소 백신접종을 마친 경남도의 또 다른 과제다.

A형 구제역이 경기 연천 젖소농가에서 터지면서 사상 처음으로 O형과 A형이 동시에 발생하자 국내에 백신이 없는 돼지의 A형 구제역 전염 차단에 초비상이 걸렸다. 다급해진 정부는 해당 백신을 생산하는 영국의 제약회사에 수입을 긴급히 요청하는 등 허둥지둥하고 있지만 이른 시일 내에 수입이 가능할지도 불투명하다.

구제역은 2000년 국내에서 처음 창궐한 이후 지난해까지 모두 8번 발생했고, 2014년부터는 연례행사처럼 발생하고 있다. 그중 A형이 발생한 것은 2010년 1월 경기도 포천·연천 소농가의 6건이 유일하다. 더구나 돼지의 A형 발병이나 전염은 없었다.

젖소농가 구제역 백신 접종 모습.

하지만 국제수역사무국(OIE) 구제역위원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2013년부터 2015년 5월까지 총 25건의 A형 구제역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3건은 돼지에서 발생했다.

돼지의 경우 구제역에 걸리면 공기 중으로 배출하는 바이러스양이 소보다 최대 1000배가량 많아 삽시간에 퍼질 위험이 크다. 현재 국내에 있는 A형 백신은 소 전용으로 수입되는 O+A형 백신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돼지 사육 마릿수가 1100만 마리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돼지에 접종할 A형 백신을 급하게 구해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돼지 농가들은 소독과 차단 외엔 별다른 묘수 없이, A형 바이러스가 유입되지 않기를 초조하게 지켜보는 것 외에는 달리할 수 있는 일이 없다.

하지만 정부 자세는 안이해 보인다.

도 축산과 관계자는 "12일 오전 농식품부 차원의 전국 영상회의에서 돼지는 O형 백신 850만 마리분을 보유해서 충분한 것으로 보고됐다. 돼지의 경우 A형 발병은 전 세계적으로 최근에는 없다고 보고됐다"고 전했다. 앞서 제시된 OIE 구제역위원회 발표자료 상의 중국 발생 데이터와는 내용이 다른 것이다.

도 관계자는 또 "오늘(12일)까지 도내 1만1500여 농가의 소 28만5000여 마리에 대해 백신 접종을 100% 완료할 계획이다. 소 구제역이 발생한 3개 시도에서 다른 시도로 생축(소·돼지·염소·사슴) 이동 금지기간이 19일까지 연장된다. 내일부터 백신 접종을 돼지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도내에서 돼지는 685농가에서 121만5000여 마리(김해 112농가 18만4658마리, 합천 97농가 16만7225마리 등)를 사육한다.

한편 구제역이 발생한 전북의 무주군 축산차량이 지난 8일 김해시 주촌면 부경축산공판장 입구에서 적발되는 등 도내 구제역 차단방역에 구멍이 발생했다. 이 차량은 전북에서 김해까지 이동하는 동안 고속도로 진출입로 등 한 차례도 통제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제역 발생지역과 경계 차단방역을 특히 강조해온 경남도는 이에 대해 "관련 내용을 전북도청에 고발했다. 해당 차량과 도축장 전면 소독 조치도 함께 했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