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연간 이용객 815만 명 달해
시설부족·인력 부족 허덕이지만
정부는 효율성 논리로 감축 정책

'영남권 관문 공항'인 김해국제공항 국제선이 수용 한계를 초과했다. 피크시간대(오전 6시∼8시·오후 8시∼10시) 입·출국장은 이용객이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혼잡하다. 늘어나는 이용객에도 CIQ(세관·출입국·검역)기관 직원은 오히려 줄어 출국심사 대기 시간이 길어지자 김해공항 이용객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 문제에 공항 측은 하소연만, '김해 신공항'을 결정한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

◇김해공항 국제선 이용객 매년 19.2% 증가 = 6월 개장을 목표로 확장공사를 진행 중인 김해공항은 공사가 끝나면 연간 수용능력이 630만 명(현재 464만 명)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하지만, 이미 지난해 김해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815만 명을 넘어서 공사 후 용량을 초과했다. 김해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최근 3년간 연평균 19.2% 증가해 전국 공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해공항은 커퓨타임(Curfew Time·야간에 항공기 운항을 통제하는 시간·김해공항 오후 10시~오전 5시) 운영으로 운항시간대가 좁은 데다 여행사에서 기획한 여행 일정에 따라 오전 6시∼8시, 오후 8시∼10시(피크타임) 입·출국장은 이용객이 서 있기도 힘들 정도다. 지난 한해 국제선 운항편 수는 8만 7709편으로 이중 30% 이상 피크시간대 입·출국하면서 공항은 혼잡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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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잡한 김해공항 출국장./김구연 기자

시설 부족도 문제지만 늘어나는 이용객에도 CIQ 기관 직원이 부족해 출국심사가 늦어지고 있다. 이용객은 피로와 함께 면세점 이용시간 부족 등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입국 시)입국 심사를 마쳐도 컨베이어 시설이 3대뿐이어서 수화물을 찾으려면 북새통 속에서 길게는 몇 시간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폭증하는 이용객에 대비 못 한 시설은 이뿐만이 아니다. 공항 내 주차 공간 부족으로 이용객은 인근 사설 주차장을 이용하면서 비용 부담도 늘었다. 한국공항공사 부산지역본부는 대중교통 이용 촉구를 명분으로 지난해 12월 1일부터 하루 주차요금을 평일 기준 하루 7000원에서 1만 원(주말 1만 원에서 1만 5000원)으로 인상했다. 이에 민간 주차장도 평일 하루 7000원에서 1만 원으로 대폭 인상해 주차요금 인상 도미노 사태를 빚었다. 요금 인상에도 공항 주차장 이용객은 오히려 10%가량 늘어나 자가용 이용 억제 정책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직원 수는 오히려 감소 = 이용객 불편에도 정부와 지자체 등은 영남권 신공항 논리에 묻혀 김해공항 국제선 시설 투자에 소극적이다. 지난해 6월 김해공항 확장(신공항) 발표 이후 정부는 "이중 투자를 할 수 없다"며 예정됐던 국내·국제선 터미널에 대한 시설 투자는 중단됐다. 2026년 신공항 개항 때까지 불편은 계속될 전망이다.

더불어 김해공항 이용객은 "피크타임에 승객을 관리·통제할 직원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2005년과 비교해 지난해 김해공항 출입국자 수는 3배(275%)가 늘었지만 출입국관리소 직원은 지난 2009년 61명 정원이 현재까지 동결된 상태다. 현원은 휴직 등 이유로 2명이 부족한 59명으로 이들은 오전 5시 4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12시간 업무를 보고 있다. 이들은 지난 한해 815만 명 국제선 이용객 출입국 심사를 했다.

출입국사무소 직원도 어려움을 토로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피크타임에는 입국심사대 인근 휴식 공간에서 5분∼10분간 도시락으로 끼니 때우기는 일이 다반사다. 김해공항 측은 대면심사대 29개 소와 자동출입국심사대 13개 소 등 모두 42개 소 심사대가 있지만 인원 부족으로 완전가동이 안 돼 이용객으로부터 "근무를 하지 않는다"는 오해를 산다고 해명했다.

한 관계자는 "9년째 정원이 동결된데다 이용객은 급증해 업무 강도가 높다. 특정시간 심사가 지연되면 근무 태만이라는 화살을 받아 억울하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공항세관 정원은 오히려 줄었다. 정부는 인력 효율화를 강조하며 지난 2013년부터 5년간 전 부서 공무원 5%를 통합 정원으로 지정해 매년 1% 감축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김해공항세관 정원은 현재 96명으로 지난 2012년 정원 97명에서 오히려 줄었다. 이들은 한해 20억 불 수출입 통관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소 김해공항사무소도 지난 2012년 정원 18명이던 것이 2016년 현재, 행정직 2명이 감축돼 정원에 16명에 그치고 있다. 휴직 등의 이유로 현원은 15명이다.

관계자들은 시설투자를 하지 않으면 불편이 가중돼 장기적으로 김해공항 이미지를 망치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송병주 경남대 대학원장은 "항공수요 확대에도 정부가 일률적인 기준으로 정원 동결 등 정원 조정을 하는 것은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흑자 공항은 시설과 인력을 증설하거나 효율적인 인원 배치를 통해 이용객 불편을 개선해야 한다"며 "적절한 시설 확충과 인력 배치가 안 되면 보안 허점과 면세점 이용 불편 등 더 큰 경제·사회적 손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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