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날씨에도 시민 800여 명 집결
"박근혜 탄핵 심판 지연은 꼼수" 반대 목소리

정월 대보름(11일) 저녁 창원광장에서 열다섯 번째 경남시국대회가 열렸다. 비록 지신밟기와 '달집태우기'는 없었지만,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을 지연하려는 박근혜 대통령 측과 일부 지지자들 움직임을 '꼼수'로 규정하며 반대 목소리를 드높였다. 영하를 넘나드는 추운 날씨 속에서도 시민 800여 명이 모였다.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야 5당 등 600여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박근혜 퇴진 경남운동본부'가 주최한 이날 대회에서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에서 활동하는 가수 박영운 씨가 〈일어나〉, 〈마이웨이〉, 〈개구쟁이〉를 개사해서 불렀다.

이어 사회자인 김대하 씨가 1차 대회부터 14차까지 모인 성금과 지출에 대한 '재정보고'를 했다. 대회모금은 3423만 8070원이었고, 시민후원 430만 원, 단체후원 840만 원 등 모두 4693만 8070원이 들어왔다고 보고했다. 지출은 4748만 5393원이었다고 했다. 이날 현장에서 걷힌 시민 성금은 298만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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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월대보름인 11일 오후 6시부터 창원시청 앞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경남시국대회가 열렸다. /김구연 기자

첫 시민발언자는 자신을 '쌍둥이 할머니'라고 밝힌 창원시 의창구 북면에 사는 시민이었다. 이 시민은 "박사모 등 일부 단체 관제데모에 분노를 느껴 촛불을 들고 나오게 됐다"며 "박 대통령은 관제데모를 믿고 탄핵 기각을 바라는 모양인데, 꿈도 꾸지 말라. 내가 촛불을 드는 건 나의 미래를 위해서가 아니라 어린 아이들을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치는 과거가 아닌 미래지향적으로 나가야 한다. 정책에 대해 앞으로 우리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최순실 같은 사람이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성한 태극기를 '이상한' 단체에서 계속 드는데, 정권 교체를 해서 태극기를 우리 품으로 되찾아 오자"고 하자 시민들이 함성과 손벽으로 화답했다.

사회자가 '노란색 리본' 학생에게 마이크를 넘기자 "근데, 그분들 태극기 말고 미국 국기는 왜 드느냐?"고 질문하자, 시민들이 크게 웃었다.

고명석(68·창원시 진해구) 씨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박근혜 대통령 '아바타'에 불과하다. 부역자이므로 같이 처단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누릴 것 다 누리고, 박 대통령 '호위무사' 노릇을 해왔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교도소로 보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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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월대보름인 11일 오후 6시부터 창원시청 앞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경남시국대회가 열렸다. / 김구연 기자

윤종균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삼성테크윈지회장은 "삼성에서 한화로 매각되는 과정에서 고용보장 등 일방적 매각을 막고자 노조를 설립하게 됐다"며 "매각과정에서 문제제기를 했던 조합원 6명이 해고된 상태다. 삼성에서 한화로 바뀌었지만, 자본의 노조 탄압과 조합원 차별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지회장은 또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복직하라고 했는데도, 한화는 법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박근혜와 최순실과 다를 게 없다"며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박근혜 구속되는 그날까지 시민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촛불 인연' 〈광야에서〉, 〈젊은 그대〉 등 노래 공연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7시께 참가자들이 행진을 시작하자 보름달이 서서히 고개를 내밀었다. 참가자들은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까지 행진을 끝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16차 경남시국대회는 2월 18일 오후 6시 창원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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