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히 원했던 기자가 됐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성외(城外)'에서 경남도민일보란 '성내(城內)'로 들어왔다.

내가 쓴 글은 더 이상 '낙서'가 아닌 '기사'가 된다. 눈을 뜨자마자 일을 시작해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간다. 취재를 위해 몇 시간을 이동하고 사실 확인을 위해 업무 시간 내내 전화를 하기도 한다. 기자란 직업은 무엇을 상상했든 그 이상을 보여줬다.

최근 설 연휴를 맞아 어릴 적 친구들을 만났다. 각자 직업은 다르지만 저마다 성 안에서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즐거웠던 술자리는 이내 푸념과 걱정으로 돌변했다. 세상 무엇도 무서울 게 없던 우린 그렇게 사회를 알아가고 있었다.

물론 푸념과 걱정은 일종의 사치다. <미생>이란 만화에서 나왔던 대사처럼 성 안이 전쟁터라면 성 밖은 지옥이다. 취업난은 도저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구조조정 당한 40~50대도 취업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또 깊어지는 불황에 복권ㆍ도박 등 한탕주의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물가는 끝없이 치솟고 여기저기서 "못 살겠다"는 아우성만 들려온다.

박성훈.jpg

이런 상황에서 난 스스로 어떤 물음을 던져야 할까? 그렇다. 난 기자다. 기사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현실을 직시하고 세상을 깨우친다. 지금도 성 밖에는 사람들에게 알려야 할 소식들이 무궁무진하다.

내가 할 일은 좋은 기사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노력이 헛되지 않으려면 사회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기자'가 돼야 한다. 앞으로 걸어갈 그 길은 나 스스로 만들어 가는 운명인 듯싶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