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부 때는 기자회견 챙길 일이 많았다. 도내 각종 현안 관련 부정적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그 비판 대상 인물은 주로 홍준표 도지사였다. 지난해 내내 이어졌던 '교육감 주민소환 허위서명 논란', 환경 분야 지리산댐·낙동강 문제 등등…. 시민사회계에서는 "홍 지사 때문에 하루라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는 푸념을 습관처럼 쏟아냈다.

지난 1월 중순 경제부로 부서를 옮겼다. 이쪽 분야에서도 홍 지사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흘러넘쳤다. 건설업계에서는 '불통' '푸대접'에 대한 불만을 잇따라 쏟아냈다. 금융업계에도 묘한 기류가 있었다. 홍 지사와 안상수 창원시장이 불편한 사이라는 건 잘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창원시와 협약을 맺거나 공동으로 추진해야 할 일이 있을 때 '혹시 홍 지사가 불편해하지는 않을까'하며 눈치 보는 분위기였다.

체육부 시절 알게 된 지인들을 최근 우연히 만났다. 그들 또한 홍 지사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듯했다. 지난 연말 경남도체육회는 사무처장이 갑자기 교체되었다. 홍 지사 측근으로 알려진 인사가 그 자리를 채우며 '낙하산 인사' 논란이 뒤따랐다. 또한 홍 지사가 구단주를 맡은 이후 경남FC는 만신창이가 되었다. 홍 지사가 데려온 안종복 전 대표이사는 외국인 선수 비리 의혹에 휩싸이며 자살 시도까지 했다. 뒤이어 측근 박치근 전 대표이사는 '주민소환 허위서명'을 주도했다가 감옥 신세를 지고 있다. 체육계에서 좋은 얘기가 없는 게 당연했다.

남석형 기자.jpg

이렇듯 홍 지사는 지역사회 곳곳에서 인심을 잃고 있다. 그런 그가 최근 보수진영 대선 후보로 부각하는 모양새다. 경남도민 가운데 어떤 이들은 '도지사 사퇴'를 기대하며 반길 수도 있겠다. 하지만 국민을 생각하면, 참으로 미안할 일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