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50년'품고 관객 만난다
10·11일 소극장 '공간사랑'서 연극 <세대공감>공연

경남에서 연극 뿌리가 깊게 내린 지역 중 한 곳이 밀양이다. 이곳에는 경남에서 가장 오래된 '극단 메들리'가 있다. 이들은 올해 창단 50주년을 맞아 오는 10~11일 기념 공연을 앞두고 있다. 꺼져가던 극단 불씨를 되살려 지역 연극 맥을 이어가는 극단 메들리. 올해 이들 포부는 '새로운 출발'이다. 

◇새로운 출발 = 밀양시 가곡동 한 4층 건물 2층에 자리 잡은 소극장 '공간사랑'. 지난 2006년 연습실을 단원들이 직접 페인트칠부터 전기 작업까지 마쳐 소극장으로 꾸몄다.

지난 2일 찾은 소극장에서는 밀양청소년극회 소속 배우들이 연극 연습 준비로 한창이었다. 청소년극회를 졸업한 단원들은 후배 분장을 돕느라 분주했다. 무대 한편에서 김은민(45) 극단 메들리 대표가 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김 대표를 중심으로 젊은 단원들은 극단 메들리의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10~11일 소극장 '공간사랑'에서 연극 <세대공감>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창단 50주년과 소극장 개관 1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다. 이번 공연은 20대 단원들이 준비했다. 단막극이지만 직접 썼다.

김 대표는 "올해는 더 많은 공연으로 관객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에는 메들리를 알릴 수 있는, 50주년에 걸맞은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며 "50주년을 기점으로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올해 밀양에서는 처음으로 제35회 경상남도연극제가 열린다. 극단 메들리로서는 안팎으로 의미가 겹치는 해다. 그만큼 부담도 클 듯하지만 김 대표는 '내려놓기'를 주문했다.

그는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올해 더 잘해보려고 노력한 점도 있다"면서도 "부담은 내려놓고 현 위치에서 온 힘을 다하자는 마음이다. 지금은 신나게 즐기고 싶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극단 메들리 단원들과 밀양청소년극회 소속 배우들이 소극장에서 공연 연습을 하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메들리 극회 = 극단 메들리는 지난 1967년 5월 '메들리 극회'로 활동을 시작했다. 20대 청년이었던 박진갑, 손경문, 김흥묵, 이강구, 박근원 등이 주축이었다. 이름은 '음악(Music)' '예술(Art)' '희곡(Drama)' '문학(Literature)' '젊음(Young)' 앞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이름처럼 초기에는 연극뿐만 아니라 음악회, 아동극 등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당시 밀양에는 마땅한 연극 무대가 없었다. 그래서 영화관이나 다방 등에서 공연을 했다. 살롱 드라마(Salon Drama) 효시라고 볼 수 있겠다. 차츰 연극 활동에 초점을 맞추면서 극단 메들리로 자리를 잡았다.

이들은 지역극단으로는 처음 문예진흥원 지원금을 받을 정도로 활동이 왕성했다. 1960~1970년대는 가히 극단 메들리 전성기였다. 1989년 연출가 손경문의 신학대학 입교를 시작으로 잦은 단원 전출과 개인 사정이 겹치면서 침체기를 맞는다. 지난 1993년 경남연극제에 <표류하는 너를 위하여> 출품 후 활동이 끊겼다.

메들리를 뿌리로 두고 각자 활동을 벌이던 단원 등은 2011년 맥을 잇기로 의견을 모은다. 박진갑, 김흥묵, 최차복 등 단원과 연극협회에서 활동하는 김은민, 김정애, 이정미 등이 뜻을 함께했다. 현재 극단 메들리 단원은 30명가량. 주 활동 인원은 10여 명이다. 이들은 밀양을 주제로 한 작품과 창작극 중심 활동과 더불어 올해 7회째를 맞는 '위양못 마실가세' 행사, 청소년이 주인공인 '청포도 페스티벌', 이웃 돕기 행사인 '공간사랑 이야기' 등 지역을 중심으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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