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해수면에 닿으면 백파현상
두 파도 합쳐지면 삼각파도 '주의'

겨울바다와 파도라는 단어에는 감성과 자극, 거친 파도 등 무언가가 있다. 숨은 의미는 무엇일까? 멀리서 밀려드는 파도가 바위에 부딪쳐 흩어지는 하얀 물거품들은 쓸쓸하지만 낭만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또 해변을 따라 걷다 보면 겨울파도 소리가 귓전을 은은하게 울린다. 그 안에서 조용히 바다를 마주하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기 때문은 아닌지! 그래서일까. 겨울바다는 때론 거칠지만 위로와 희망이 만나는 곳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겨울바다의 파도는 왜 생길까? 그 원인은 한마디로 바람 때문이다. 바람의 운동에너지가 파동에너지로 바뀌는 것이다. 겨울철에는 우리나라 주변의 기압 배치에 따라 등압선의 간격이 좁아지고 일직선으로 서는 경우가 잦다. 이는 대륙과 해양의 온도 차이와 기압 차이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찬 공기와 함께 강한 바람이 불면 바다에서는 백파(白波) 현상이 나타나곤 한다. 그 원인은 밀도가 큰 찬 공기가 따뜻한 해수면을 파고들면서 파의 머리 부분이 하얗게 부서지기 때문이다.

보통 겨울에는 해수면이 낮아진다. 해수면은 파도와 조류·해류 등의 영향으로 말미암아 순간순간 변한다. 따라서 해면의 높이는 어느 일정기간 높이로 평균한 평균 해수면을 사용하게 되는데, 하루 동안의 평균 해수면은 수십 미터까지 변하지만 연평균을 하면 수십 년 내에 수십 센티미터로 변하는 정도로 안정된 값이다. 평균 해수면이 변하는 원인은 주로 해수 밀도와 기압 변화 때문이다.

연안에서 관찰되는 파도는 지형적인 바람의 영향에 의해 생기기도 하지만, 대부분 먼바다로부터 해안에 도달하는 파도이다. 이는 연안에서 부서지며 돌과 자갈을 줄기차게 닳게 하는 특징이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 거제 학동 몽돌해변이 꼽힌다. 결국 파도는 끊임없이 해안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장본인으로 볼 수 있다.

바다의 파도는 바람의 영향에 따라 너울, 해파, 쇄파로 구분된다. 너울은 바람이 없이 다른 곳으로부터 전파되어 온 물결이거나 바람에 의해 생긴 풍랑이 바람이 약해졌을 때까지 남아 있는 물결이다. 마루는 둥글고 산의 폭은 괘 넓다. 점차 진행하면서 파고는 낮아지고 파장과 주기가 길어지는 특징이 있다. 그 이유는 발생 역에서는 파장과 주기에 대해서 넓은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으니, 진행함에 따라 장주기의 성분파가 차차 탁월해지기 때문이다.

해파(海波)는 해수면에서 생긴 교란이 파동의 형태로 퍼져 나가면서 발생하는 물 입자의 주기적인 승강 운동인데, 이것은 연못이나 호수에 돌을 던지거나 물장구를 칠 때 발생하는 작은 물결처럼 바다에서 발생하는 큰 물결이다. 해파가 해안에 접근하면 수심이 얕은 곳부터 속도가 느려지면서 에너지가 집중되기 때문에 바다 쪽으로 돌출된 곶(串)과 만(灣)에서는 침식과 퇴적이 이루어진다. 그 결과 해안선은 시간이 지날수록 굴곡이 사라져서 단순한 지형으로 변하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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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파(碎波)는 심해에서 만들어진 너울이나 풍랑 등의 바다파가 천해 쪽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주기는 변하지 않으나 파장이 짧아지고 파고는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 이때 대칭인 파형의 앞쪽이 점차 급경사가 되어 사빈해안의 근처나 암석 등에서 부서지는 파도를 말한다.

이렇게 겨울바다 해수면에 나타나는 무수한 파도는 변함과 합성이 반복된다. 간혹, 두 개의 파도가 우연히 위상이 합쳐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큰 파도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러한 파를 삼각파라 부르는데, 항해하거나 조업하는 선박들은 항상 주의해야 할 대상 1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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