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기비 1.9% 올라, 신선식품지수 11.7% 급등

#최인표(31·창원시 성산구) 씨는 최소 1주일에 한 번은 퇴근 후 대형마트에서 장을 본다. 혼자 사는 그의 구매품목들은 과일이 주를 이룬다. 평소 운동을 즐겨 하는 그는 점심때 먹을 도시락을 매일 싼다. 건강식으로 싸는 도시락 재료값도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어 장을 볼 때 주저하기도 한다.

#서정선(33·창원시 진해구) 씨는 장을 보러 나왔지만 쉽게 지갑을 열지 못한다. 고향에서 설을 보낸 뒤 4인 가족이 먹을 반찬거리를 사려했지만 고기류나 채소류가 명절 전과 변함없거나 더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경남 소비자물가가 전년보다 크게 올랐다. 신선식품이 소비자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2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경남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1.9% 올랐다. 지난해 8월부터 오르던 물가는 11월 잠시 주춤했지만 지난달 들어 큰 폭으로 올랐다.

'장바구니 물가'로 일컬어지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보다 2.3% 올랐다. 이 중 신선식품지수가 11.7% 오르면서 전체 소비자물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항목별로 보면 식료품 물가가 1.9% 올라 장바구니를 드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고 있다. 품목별로는 농·축산물이 8.2%로 증가폭이 컸다. 이 가운데 무와 배춧값이 각각 130.1%, 56.1% 상승했고 계란값(48.7%)과 토마토값(39.6%)도 오름폭이 컸다.

때문에 1인 가구인 최 씨와 4인 가족의 반찬거리를 만드는 서 씨 등은 평년보다 많은 금액을 지출한다고 한다.

최 씨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은 과일을 사는 데 많은 금액을 쓴다. 그는 "과일을 즐겨 먹는데 과일값이 만만찮다. 월급은 고정적인데 물가가 너무 오르다보니 건강을 챙기며 살기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과일값은 전년 대비 10.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이 외벌이를 하는 서 씨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한 달 평균 70만 원을 생활비로 쓰는데 물가가 올라 식탁에 올릴 반찬거리 걱정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라고 했다.

식탁물가뿐 아니라 기름값도 크게 올라 소비자물가지수는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신영 물가통계팀 주무관은 "농·축산물 출하량이 늘면 식품가격 오름세는 한풀 꺾이겠지만 최근 몇 개월 동향을 볼 때 물가가 떨어지긴 어려울 것 같다"면서 "지난해 초 안정세에 접어들었던 유가가 반등한 것도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 됐다. 1% 후반대나 2% 초반대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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