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차의 본고장인 하동에서 생산되는 '왕의 녹차'가 세계 최대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 스타벅스를 통해 전 세계 시장에 선보이게 된 것은 설을 앞둔 녹차 생산농가에는 새로운 활력소가 될 뿐만 아니라 갈수록 어려워지는 농업인 모두에게도 희망을 갖게 하는 낭보다. 그동안 하동녹차를 비롯한 녹차시장은 소비자들의 커피 애호 현상과 맞물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국적인 녹차 주 생산지 하동의 녹차는 농가와 행정의 시장 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과는 반대로 오히려 갈수록 위축되고 있었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급격히 서구화하면서 전통적 가치를 지닌 농산물들이 홀대를 받았고 품질과 간편함으로 무장한 커피 시장의 확대는 녹차시장이 설 자리를 뺏어 왔다.

그러나 스타벅스가 하동녹차를 선택한 것은 하동녹차의 우수성이 인정을 받은 결과이기도 하고 녹차의 효용이 그만큼 크다는 것과 시장 확대 가능성을 보여준 증거다. 서구에서는 일찍이 녹차를 신이 선물한 최고의 식물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최근에는 녹차의 효능이 항노화, 피부 개선 등에도 효과가 크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품질과 저변 확대 노력 여하에 따라서 커피와 중국차에 밀리지 않고 보완재로서도 충분한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 하동군도 하동녹차연구소를 중심으로 다양한 품질개발연구를 병행하고 있기도 하다.

하동군은 이번 계약으로 100t의 가루녹차를 수출하게 됐다. 스타벅스는 하동에서 공급받는 가루녹차를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남미 등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하게 된다. 이번 성과는 경남지역의 다른 농산물 수출에도 영향을 미쳐 침체한 농업 전반에 한 가닥 희망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과제도 있다. 스타벅스를 필두로 전 세계에 명품 하동녹차를 인지하게 하려면 더 많은 노력과 열정이 필요하다. 세계 유명 녹차산지들과는 아직도 많은 차이가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명성을 높이고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지자체는 물론이고 농가 스스로 변화하는 시장에 대처하는 능력을 길러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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