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코앞입니다. 올해의 설은 특히 대선정국과 맞물리어, 정월 초하루를 이르는 말 신일(愼日) 즉 '삼가고 조심하는 날'의 그 '愼'과 덕담이 겹쳐 떠오릅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사실상 대선 레이스를 시작한 주자들의 이미 아슬아슬해진 언행들이 '愼'을 거슬러 게걸음질을 해 설화(舌禍)나 당하잖을까 염려스럽습니다. 지지율에 자만하여 교언(驕言)으로 티를 낸다거나 좀 뒤처졌다고 상대 주자에게 훼언(毁言)을 한다거나 하는 일은 '愼'의 고삐 당기기로 제어를 해야 할 것입니다. 대선 주자들은 유권자들에게 덕담을 하기에 앞서 자신들부터 남명 조식 선생의 심축(心畜) 덕담을 자청해 듣는 맘 가짐을 갖추도록 권해 봅니다.
남명 선생은 제자 정탁(鄭琢)에게 마음의 소를 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의 언행과 의기가 너무 민첩하고 날카로우니 더디고 둔한 것을 마음에 곁들여야 멀리 갈 수 있겠기에 이 소를 주는 것이다."
유유히 느린 강 발걸음
그 흐름의 더딤 새기며
히말라야 셰르파들의 말
"비스타리(천천히) 비스타리"
그 뜻 즉
"영혼이 뒤처졌으니
천천히 천천히"를 권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