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이라는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낭만이라는 단어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낭만이라는 단어는 '로맨틱하다'라는 말로 흔히 사용된다. 낭만이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감정적이고 이상적으로 사물을 파악하는 심리적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하루하루 살기가 팍팍한 이 시대에 낭만을 이야기한다면 어쩌면 사치스럽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낭만이라는 말은 참 멋진 말이다.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된 TV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를 한 회도 빠짐없이 아주 재미있게 본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낭만이 무엇인지 김사부는 잘 보여주었다. 드라마에서 김사부가 후배 의사들에게 한 유명한 대사가 있다.

"매순간 정답을 찾을 수는 없지만 우리가 왜 사는지, 무엇 때문에 사는지에 대한 질문을 포기하지 마라. 그 질문을 포기하는 순간 우리의 낭만도 끝이 나는 거다."

내가 왜 살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포기하는 순간 우리의 인생은 의미가 있을 수 없다. 우리의 인생에서 절대적인 정답은 있을 수 없겠지만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자기를 돌아보고, 또 고민하는 그것이야말로 큰 의미가 있으며, 진정한 낭만이 아닐까 한다.

아울러 낭만닥터 김사부가 말하는 낭만은 어쩌면 지극한 상식을 이야기하고, 옳고 그름을 이야기하고,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살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을 이야기하고, 거창하게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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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다소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이 시대에 정치는 갈 곳을 잃고 있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정의인지도 헷갈리는 시대다. 김사부가 꿈꾸는 낭만정치가 그리워지는 시대다. 그러면 국민들이 꿈꾸는 낭만적인 정치란 무엇일까? 아마 그것은 상식이 통하는 정치, 정의로운 정치, 그리고 그 무엇보다 차가운 머리가 아닌 약자를 배려하고 보듬어 줄 수 있는 따뜻한 정치가 낭만정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속고 속이는 배신의 정치가 아닌 따뜻하고 배려하는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정치가 바로 낭만정치가 아닐는지 생각해 본다. 하루빨리 우리나라의 정치가 안정되고, 낭만정치로 불릴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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