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발코니의 오바마 부부 사진
우리 사회 아름다운 퇴장이 많아야

한 장의 사진에 한참 동안 시선이 머물렀다. 아름다운 뒷모습이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미셸이 백악관 2층의 발코니에서 나란히 서서 기념탑을 바라보는 사진이었다. 아무런 말이 필요 없었다. 사진 한 장이 주는 울림은 여운으로 남았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여유로움이 돋보였다. 그래서 더 빛나 보였다.

시작과 끝이 같아 박수를 받은 사람은 2017년 1월 퇴임한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였다. 레이건 이후 가장 높은 국정 지지율인 55%를 보였다고 한다.

미국에서 일자리 증가 등 경제 성장에 영향을 끼친 것도 있지만 이웃집 아저씨 같은 친근한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웃음을 주었다고 한다. 그는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동안 미국의 국익을 위해 대외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여 주었으며, 국민에게는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의 아내인 미셸과 자녀들에게 애정을 보였던 모습에서 많은 여성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았으며, 그가 실천한 오바마 케어를 통해 많은 성인과 어린이들이 보험 혜택을 받았다고 한다.

7살 된 소녀가 오바마의 퇴임 모습을 보고 무척 슬퍼하며 흐느꼈다는 기사를 보았다. 아무리 달래도 눈물을 멈추지 않는 소녀에게 부모님이 왜 그렇게 슬프게 우느냐고 물어보니 "오바마는 이제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슬퍼요"라고 했다는 글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

어린 소녀의 마음에 오바마는 오래도록 대통령으로 남아 있어주기를 원한 대통령이었다. 순수한 어린아이조차 그가 대통령직을 떠나는 것을 슬퍼했다.

누군가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주기를 바라는 사람이 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그는 존경받을만한 사람이다. 그는 유난히 아이들을 좋아해서 아이들과 자주 공감해 왔다고 한다. 8년 임기 동안 대통령임에도 친근한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아 왔던 것이다.

백악관 청소부와 스스럼없이 주먹 인사를 주고받는 모습과 아내인 미셸에게 최고의 친구였다며 아내에게 감사하는 모습 등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울리게 했다.

오바마는 10일 자신의 고향인 시카고에서 고별 연설을 했다. "여러분 덕에 나는 더 나은 대통령,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라고 말하면서 국민들에게 공을 넘기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그가 가지는 포용과 감동의 힘이 많은 사람에게 울림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의 아름다운 퇴장 모습을 보며 우리의 마지막 모습을 어떻게 보여주어야 하며 아름다운 뒷모습을 가진 사람이란 어떤 사람인가를 자문하게 된다. 그런 사람은 어떤 자리를 떠나서도 누구나 그리워하게 되는 사람이다. 그 사람의 여운이 남아 다시 생각나게 하는 사람이다.

또한, 그 사람은 욕심을 버리고 절제하며 나보다 남을 더 배려하며 사는 삶에서 여유가 느껴지고 오랫동안 여운이 남아 기억되는 사람일 것이다.

앞모습이 의식이라면 뒷모습은 무의식이라고 한다. 뒷모습은 앞모습처럼 표정을 만들어 보이지 않으며, 마음과 의지에 따라 꾸미지 않는다. 얼굴은 마음을 숨길 수 있지만 뒷모습은 정직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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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뒷모습은 그 사람의 내면이라고 한다. 세상의 모든 것은 뒷모습이 있을 것이다.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닌, 숨겨져 있는 것이 드러나는 것이 진정한 뒷모습이라고 한다.

우리의 진정한 뒷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자신의 뒷모습에 책임을 지고,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 많은 사회가 진정 행복한 사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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