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수도'를 내건 창원시에서 환경 파괴를 자행하는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환경을 대하는 창원시와 담당 공무원들의 저급한 인식이 아쉽다. 창원시가 진해구 시루봉 등산로 입구에 공용주차장을 조성하면서 수백 그루의 나무가 마구 베어지고 있다. 잘려나간 나무 중에는 수령이 80여 년 된 것도 있다고 한다. 창원시는 지난해에도 청량산 입구의 숲을 베어내고 주차장을 세웠으며, 지금은 봉암수원지 입구에도 주차장을 짓고 있다.

람사르 총회를 개최하고 환경수도를 내건 도시의 공무원들이 고작 민원을 이유로 숲을 베어내고 주차장을 짓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설사 개발 관련 부서에서 환경 파괴를 무릅쓰는 개발을 시도했더라도 환경 담당 부서만큼은 제동을 걸었어야 했다. 문제가 된 창원시의 막개발은 녹지 자원이 풍부한 산림지역에서 벌어졌는데도 부서 간 견제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무원들이 여전히 환경을 관광자원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개발주의나 실적 강박에 사로잡혀 있음도 말해준다. 환경을 중시하는 태도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득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지금은 돈이 안 될지언정 언젠가는 이익으로 돌아오고, 당장은 이득이 생기더라도 효과가 지속적이지 못한 것, 그것을 일러 지속가능성이라고 한다. 창원시와 똑같이 환경수도를 표방한 경기도 수원시는 '기후변화에 안전한 저탄소녹색도시' 건설을 목표로 내세웠으며 그 추진 전략 중 하나로 '지속가능한 도시공간 확충'을 삼았다. 지속가능성은 생태환경적 사고방식의 가장 기초적인 밑바탕을 이룬다. 창원시 공무원들은 환경과 생태가 무엇인지 기본 개념부터 학습하는 것이 필요한 듯하다.

환경이나 개발이냐 둘 중 하나를 고르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장기적인 개발이나 궁극적인 성장을 위해서라도 환경을 중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창원시는 2015년 환경수도 인프라 구축을 완료하고 지금은 환경수도를 달성하고 있을 때다. 창원시는 현실성 없는 거창한 구호를 남발하기보다 가장 기초적이고 쉬운 것부터 실천하기 바란다. 그렇지 않은 한 환경수도는 고사하고 회색도시의 오명을 벗을 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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