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깃든 고향 영화관이 철거되는 모습을 지켜본 감독 살바토레 디 비타. 그는 알프레도의 유품인 필름 하나를 들고 로마로 돌아온다. 필름은 검열을 이유로 편집됐던 수많은 키스 장면을 이어붙인 것이었다. 어린 친구 토토(살바토레 아명)에게 알프레도가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감상하던 살바토레는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 영화 <시네마 천국> 마지막 장면이다.

살바토레에게 영화관 '시네마 천국(Cinema Paradiso)'이 있었다면, 마산 지역민에게는 '시민극장'이 있었다. 1935년 혼다 쓰치코로우가 '공락관'이라는 이름으로 신축한 극장이다.

광복 후 박세봉에게 인수된 공락관은 1946년 시민극장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연다. 오랜 시간 지역민 곁을 지켜온 시민극장은 시대 변화에 맞춰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는 등 분전했지만, 관객 감소로 1995년 마지막 상영을 끝으로 폐관됐다. 추억 속 시민극장이 복원된다. 창원시는 사업비 50억 원을 들여 복원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화 공연장 마련, 극장 재건축 등이 목표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2018년 12월께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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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얼개가 나오지 않아 우려를 낳았던 '마산영화자료관'도 새 둥지를 찾게 된다. 내년 하반기 개관이 목표인 마산문화원(마산합포구 중앙동 2가·옛 마산농산물검역원 자리)에 영화자료관 공간이 마련된다.

지역민에게 '시네마 천국' 역할을 했던 공간들이 부활한다니 반가울 따름이다. 나중에 '복원한 시민극장, 실효성 없다' '마산영화자료관 관리 엉망'이라는 기사를 내 손으로 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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