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광장서 500여 명 모여 경남시국대회…'삼성공화국' 규탄도

창원광장에서 열세 번째 촛불이 켜졌다. 추위 속에서도 시민 500여 명이 모여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혐의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구속된 것을 환영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 주민소환 서명운동과 관련해 구속된 학부모 2명이 모두 풀려난 것도 함께 기뻐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야 5당 등 600여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박근혜 퇴진 경남운동본부'가 21일 오후 6시 창원광장에서 13차 경남 시국대회를 열었다.

사회자 김대하 씨는 "기쁜 소식을 전한다. 어제(20일) 홍 지사 주민소환 서명운동 관련 구속됐던 학부모 2명이 석방됐고, 오늘 새벽 늦은 감이 있지만, '법꾸라지' 김기춘과 박근혜 정권 신데렐라로 불렸던 조윤선 전 장관이 구속됐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나머지 구속될 사람들도 모두 구속해 국민이 주인인 세상을 서로 확인하면서 대회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지역가수 김산 공연에 이어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2017 민중총궐기 투쟁 선포식'을 했다.

01.jpg
21일 오후 창원광장에서 13차 경남시국대회가 열렸다.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산업연맹별 대표자들이 나와 2017 민중총궐기 선포식을 하고 있다. /민병욱 기자

경남본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민들은 박근혜 정권 폭정에 맞서 연 인원 1000만에 달하는, 전 세계 역사에 길이 남을 항쟁을 전개했다"며 "박근혜는 탄핵되었고, 새누리당은 해체와 소멸의 운명만을 앞두고 있다. 국민은 위대했다"고 말했다.

경남본부는 "그러나 박근혜는 여전히 청와대에서 '대국민 민폐 농성'을 지속하고 있다"며 "경남본부는 대열을 정비하고 박근혜 즉각 퇴진과 헌재의 조속한 탄핵 인용 등 투쟁에 나설 것임을 선포한다"고 했다.

선포식에 이어 시민 발언자로 정은아 씨와 변기수 씨가 나왔다. 각각 환경 적폐 문제와 삼성을 비판했다.

정 씨는 "박근혜 정권에서 설악산 케이블카 문제와 핵발전소,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있었다"며 "설악산 케이블카 문제는 지난해 12월 문화재관리위원회에서 부결되면서 백지화됐지만, 지리산을 포함해 전국에서 31개 케이블카가 추진되고 있다. 월성 1호기 수명 연장 등 박근혜 정권 '찬핵 정책'을 짚어야 한다. '가습기 살균제법'이 통과 됐지만, 진상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3.jpg
▲ 21일 오후 창원광장에서 13차 경남시국대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구속, 이재용 구속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병욱 기자

변 씨는 "대한민국은 삼성 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이재 삼성 돈으로부터 나온다. 삼성 불법, 탈법, 편법을 사법부가 정당화시켜주고 있다"며 "그러나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삼성은 모든 언론에 광고비로 삼성이 국민을 먹여 살린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말한다. 국민이 삼성을 먹여 살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변 씨는 또 "한국에서 가장 부유한 삼성이 상속세를 '빈대 눈곱'만큼도 안 낸다. 2007년 삼성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가 비자금 4조 5000억 원을 고발했지만, 김 변호사만 곤욕을 치렀다"면서 "뿐만 아니라 2014년 삼성 반도체에서 근무한 황유미 등 많은 노동자가 백혈병으로 죽었다. 법원에서 산업재해로 판명되었으나, 삼성은 지금까지 해결하지 않고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촛불 인연' 노래공연이 이어졌으며, 참가자들은 '바위처럼' 음악에 맞춰 몸짓패 '세모단'과 함께 율동한 뒤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까지 행진했다.

14차 경남시국대회는 설연휴로 한 주 쉰 뒤 오는 2월 4일 오후 6시 창원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