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로 집약된 새로운 시대를 열망하는 국민적 요구가 분출한 지 해를 넘겼다. 청와대발 국정농단이 시발이 되었지만 국민은 이제 정치만이 아니라 국가개조까지 요구하고 있다. 시대교체를 하지 않으면 공멸하고 만다는 위기의식이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장뿐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팽배한 까닭이다. 그러나 국정농단 국회청문회에서 드러났듯이 국정농단을 가능케 했던 재벌 기업들은 아직 변화의 움직임에 올바른 대처를 하지 않고 있다. 악어와 악어새로 규정할 수 있는 권력과의 결탁 고리에 대한 믿음이 여전히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우리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롯데의 문어발 확장과 이로 말미암은 중·소상인과 전통시장의 고사 위기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등 자본을 앞세워 대부분의 중소도시까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김해관광유통단지 조성사업은 경남도와 김해시가 누구의 편인지를 여실히 보여 주었다. 김해관광유통단지 조성 사업은 1998년까지 마무리돼야 했었다. 그러나 20년이 지나면서 애초 사업 계획은 축소를 거듭했고, 관광 등 도민과 지역민에게 혜택이 미치는 사업은 생색 정도에 머물고 당장 기업 측에 이익이 되는 유통사업을 확장하는 쪽으로 변질되었다. 이 과정에서 경남도와 김해시는 사업권 반납 요구 등 정당한 조치를 취하는 대신 롯데 측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였다.

김해관광유통단지 사업은 2015년 롯데바로본부가 결성되어 저지하지 않았으면 롯데 측의 의도대로 흘러갔을 것이다. 국정농단이 국민의 저항으로 심판을 받게 됐듯 촛불집회는 우리 사회 변화의 시금석이다. 대기업 횡포에 가만히 있어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롯데바로본부에 응원을 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공익감사 청구를 통해 롯데와 김해관광유통단지 사업의 전모를 밝힐 수 있다. 도민들은 경남도와 롯데의 유착을 의심하고 있다. 국정농단이 권력과 재벌의 밀착이 바탕이 된 걸 보면 시민사회의 의구심은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말로 그쳐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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