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천지역은 ‘시끌시끌’하다. 한 병원의 간호조무사가 다른 환자에게 사용했던 링거 호스를 어린아이에게 재사용하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쨌든 사천지역에서는 종합병원급으로 여겨지는 큰 규모의 병원에서 일회용 의료기기를 재사용했다니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 대상이 아직 자신의 아픔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두 살배기 어린아이이기 때문에 ‘단순한 실수’라는 병원 측의 해명과 변명만으로는 시끌시끌한 지역의 여론을 잠재우기는 사실상 어렵다. 특히, 장염으로 병원을 찾은 이 어린아이에게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은 채 그냥 집으로 돌려보낸 부분은 분명 의료인의 참다운 행동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병원 측의 현재 태도이다. 이번 사태에 대한 병원 측 대처를 보면, 정말 양심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두 살배기 어린아이에게 상당한 건강위험을 유발 놓고도 지금까지 ‘단순한 실수’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시종일관 ‘감염에 대한 인과관계가 확인되면 보험으로 처리하겠다’고 하는데, 실컷 두들겨 팬 놈이 맞은 놈에게 큰소리를 치는 격이다. 병원 측이 감염 여부에 대한 검사 등 어린아이의 건강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하니 어찌 어린아이를 둔 부모들의 공분을 사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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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지를 바꿔 생각해 보자. 다른 환자가 사용해 피가 묻어있고 수액이 남아있는 링거 호스가 내 아이에게 연결된 것을 봤다면 어떨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무한책임을 진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다 보면 분명 피해 어린아이는 무탈하게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다. 잊지 말자. 피해 어린아이의 건강이 어떠한 것보다 우선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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