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김영란법 첫 적용…외국산·소포장 선물 늘어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부진과 청탁금지법(김영란법)까지 겹친 올해 설 선물 시장 트렌드는 '중저가 선물세트'가 대세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새해 설 선물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김영란법이다. 최대 5만 원이라는 선물 상한규정을 둔 김영란법 시행 후 처음으로 맞는 명절이기도 하다. 이에 올해 설 선물은 소포장에 중저가가 대세로 떠올랐다. 1인가구 증가로 소포장 선물세트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곳을 돌아다니면 설 선물의 대명사로 평가받던 한우 등 비싼 상품들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가공식품이나 대체상품들이 판매를 이끌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5만 원짜리 미국산 냉동 찜갈비 세트와 4만 9800원짜리 민어 굴비 세트를 내놨다. 통조림 선물세트 등 5만 원 미만 주력 선물세트의 물량을 지난해보다 30% 이상 더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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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마트에 진열된 저가 선물세트./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마트도 대세에 합류했다. 5만 원 미만 가격대에 맞춘 한우 선물세트, 굴비 대신 저렴한 민어, 침굴비(긴가이석태), 부세 등으로 구성된 '499 기프트 세트'와 3인 이하 가족이나 혼밥족·싱글족을 위한 '한우 미니세트'가 눈길을 끈다. 특히 이마트가 한우 선물세트를 5만 원 미만으로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홈플러스는 미국산 소고기로 만든 불고기 세트를 비롯해 샤부샤부 냉동세트, 수입 조기로 만든 침굴비(긴가이석태) 등을 4만 9900원에 내놓았다.

롯데마트는 5만 원 이하 상품의 매출 비중이 54.1%, 이마트와 홈플러스도 전체 비중의 90%로 늘렸다.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등도 중저가 전략으로 선물세트 가격을 인하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호주산 구이용 소고기로 구성한 '후레쉬 비프 행복' 세트를 4만 9000원에 선보이는 등 외국산 명절 선물을 33개로 지난해에 비해 12개 늘렸다. 롯데백화점은 5만 원 이하 가격대 선물세트 품목 수를 지난해보다 60% 늘렸고 소포장 선물세트와 혼합 선물세트의 품목수를 추가했다.

10만 원이 넘었던 과일 코너에도 5만 원에 맞춘 제품들이 다수 진열되는가 하면 가격대가 높은 상품에는 할인가가 붙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인기 있던 상품인 굴비나 정육, 과일 상품은 예년에 비해 소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5만 원 미만 상품은 실적이 좋다"면서 "다음 주면 윤곽이 뚜렷해질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중저가 전략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 위축으로 설 선물세트 판매비율이 저조하다는 의견도 있다.

창원 이마트 이경열 과장은 "경기침체로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하다. 첫 명절이 이른 것과 옥시 파동과 같은 사건들이 있었기에 저가 상품들을 찾는 고객도 뜸하다. 다음 주가 돼봐야 효과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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