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유 소아 부정교합
구호흡·손가락 빨기·혀 내밀기 부정교합 부르는 대표적 악습관
골격 진단으로 턱뼈 성장 점검 '예비교정' 시기 놓치지 않아야

예쁘고 가지런한 치아는 사람의 첫인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다. 또한 가지런한 치열은 씹는 기능 등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그런데 부정교합인 초등학생이 많다고 경남치과의사회 안종우 공보이사는 밝혔다. 특히 아이들의 여러 가지 나쁜 습관이 부정교합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것.

안 공보이사의 도움말로 부정 교합을 일으키는 악습관에 대해 알아본다.

◇부정교합이란 = 부정교합은 치열이 불규칙하거나, 위턱과 아래턱이 부조화가 있는 상태를 말한다.

단순히 보기에 좋지 않다는 것뿐 아니라 윗니와 아랫니가 제대로 맞물리지 않아 씹는 기능에 문제가 생겨 음식을 먹기 힘들고 악(턱) 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다.

유치가 너무 빨리 빠져서 적절한 시기에 영구치가 나지 않아 치열만 불규칙한 부정교합은 치료가 비교적 쉽다.

하지만 골격적인 부조화로 인한 부정교합은 치료가 어렵고 양악수술이라고 잘 알려진 악교정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안 공보이사는 "성장기에 아래턱이 과성장 해 튀어 나오는 형태의 부정교합은 부모가 비교적 알아채기 쉽다. 하지만 아래턱이 들어가는 부정교합은 귀여워 보인다고 생각할 뿐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입이 튀어 나왔다고 호소하는 환자 중에 위턱이 과성장 해 튀어나온 경우보다는 아래턱 성장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부모가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검진 때 발견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영유아나 학생 구강검진 때는 부정교합 유무만 검사한다. 교정치료 방법이나 시기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얼굴과 구강 자료를 만들어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를 교정진단이라 한다.

◇혀 위치 중요 = 안 공보이사는 "악골, 즉 턱뼈 성장은 어느 정도 유전된다. 입을 다물 때 사용되는 근육인 저작근이 약한 경우 부정교합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저작근이 강하거나 약한 정도는 어느 정도는 유전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전뿐 아니라 유아기 나쁜 습관을 내버려 두는 것도 부정교합을 일으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유아기 부정교합을 유발할 수 있는 습관으로 안 공보이사는 코가 아닌 입으로 숨을 쉬는 구호흡과 손가락을 빠는 습관, 그리고 혀를 내미는 습관을 꼽았다.

치아가 없는 유아기에는 침을 삼킬 때 혀를 내미는 것이 정상적인 행위이다. 이를 '유아기 연하습관'이라고 한다. 만 6개월부터 앞니가 나서 만 3세가 되면 유치열이 완성된다.

이때는 이유식과 같은 부드러운 음식을 먹다가 딱딱한 음식을 먹게 되는데, 침을 삼킬 때 혀 운동이 달라진다고 한다. 혀가 입천장 쪽으로 올라가면서 침을 삼키게 된다.

하지만 이 시기 이후에도 혀를 앞으로 내미는 유아기 연하습관이 지속될 때는 부정교합이 생길 수 있다.

경남치과의사회 안종우 공보이사. 안 이사는 "나쁜 습관이 부정교합을 일으킨다"고 말한다. /이원정 기자

안 공보이사는 "딱딱한 음식을 먹으면 혀 운동이 달라지는데, 액상이나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먹으면서 바람직한 발달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유아기 연하습관이 지속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 3~4세에 혀를 내미는 것은 정상적인데, 만 7~8세 학령기 아이가 혀를 내밀면 고쳐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안 공보이사는 침을 삼킬 때 이외 평소에도 혀의 위치가 중요하다고 했다.

안 공보이사는 "하루 1000번 정도 침을 삼키는데 혀를 내미는 시간은 1.2초 정도다. 즉 하루 20분 정도 혀가 치아에 작용하는 셈이다. 어떤 보고에 의하면 치아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8~14시간 이상 힘이 작용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침을 삼키는 순간 못지않게 편안하게 쉴 때 혀 위치가 중요하다. 평소 혀가 입천장 쪽으로 올라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습관 교정·심리적 접근 병행 = 구호흡은 문명이 발달할수록 환경오염 등의 원인으로 많이 생긴다. 비염이나 알레르기, 편도가 붓는 아데노이드 비대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입으로 숨을 쉬는 사람이 많아진다.

입으로 숨을 쉬면 자연스럽게 혀가 아래쪽으로 내려오면서 치아를 밀어내게 된다. 이로 인해 부정교합이 생기게 된다.

안 공보이사는 "구호흡은 성장기 아동의 골격과 교합 형성에 많은 문제점을 유발한다"며 "위턱이 좁아지고 어금니를 위한 공간이 부족해지면서 얼굴이 길어지는 등 전형적인 부정교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가락을 빠는 습관도 좋지 않다. 유아기 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6~7세가 넘어 유치가 영구치로 교체된 후에도 습관이 지속되면 아래턱 발육 부전이나 위턱 앞니 끝이 밖으로 벌어져 나오는 형태의 부정 교합이 생길 수 있다.

안 공보이사는 "손가락을 빠는 습관은 심리적인 원인이 많다. 습관 교정을 위한 장치를 구강 내에 장착하는 것은 손가락을 빠는 습관이 있다는 자각이 목적이며, 이와 함께 심리적인 접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태 따라 예비교정 필요할 수도 = 초등학생 아이가 입으로 숨을 쉬고 잠을 잘 때 입을 벌리고 자거나, 침을 삼킬 때 혀를 앞으로 내미는 습관이 있다면 치과에서 골격 진단 등을 통해 턱뼈 성장에 문제가 없는지 살피는 것이 좋다.

성장은 정상적인데 단순히 나쁜 습관만 있을 수도 있지만, 이미 부정교합 소인이 있는 아이도 많다. 골격적인 이상이 있다면 아직 성장 중인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라도 예비교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 성인이 된 후에는 부정교합 치료를 위해 고정식 교정 장치를 사용하는데, 성장기 아이들의 예비교정은 뺐다 끼웠다 할 수 있는 장치를 사용하게 된다.

안 공보이사는 "여자는 만 14세, 남자는 만 16세가 되면 얼굴 성장이 어느 정도 완료된다고 본다. 성장을 이용하는 예비교정은 그 이전에 가능하다"며 "예비교정이 필요한 아이가 시기를 놓치고 그냥 자라면 나중에 발치와 수술 등이 필요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진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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