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순간] 웃음을 선물한 아이들
창원 자은사회복지관 학생 본사 견학…솔직한 인사말로 분위기 순간 바뀌어

아이들의 말에는 꾸밈이 없습니다.

"칙칙해요."

"너무 조용해요."

"얼굴이 심각해요."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에 들어선 아이들의 반응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삭막하게 일하고 있구나 싶어 조금은 서글픈 생각도 들었습니다.

17일 오전 창원시 진해구 자은종합사회복지관에서 초등학교 2~5학년 20명이 견학을 왔습니다. '둥지방학교실'이란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체험활동이랍니다.

진해 자은종합사회복지관 둥지방학교실 초등학생들이 본사에서 신문 제작과정을 살펴보는 모습. /이혜영 기자

막상 아이들을 강당에 앉혀 놓고 보니 마땅히 보여줄 만한 게 없었습니다. 기존 견학프로그램은 중고생들에게 맞춰진 것이라 그대로 진행할 수가 없었고요.

초등학생들에게 신문은 할아버지나 아빠가 보는 재미없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볼만한 콘텐츠가 없다고 생각하니 괜히 미안해지기도 했습니다.

긴말을 하기보다는 적당히 설명하고 바로 신문사를 돌아봤습니다. 처음에는 무미건조한 업무 분위기에 주눅이 드는 듯하더니 이내 왁자해집니다.

아이들이 떠드니 사무실에 금세 화색이 돕니다. 내일 자 신문이 편집되는 과정까지 지켜본 후 편집국을 나설 때 일부러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인사를 시켰습니다.

"웃으며 일하세요~!"

모니터에 시선을 두고 있던 모든 이들이 일순간 환하게 웃었습니다. 짧은 순간이지만, 여운이 긴, 아이들이 주고 간 선물입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