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창원시장이 지난 16일 '마산지역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안 시장은 과거 전국 7대 도시에 들어갔던 옛 마산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한 5대 과제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 발전전략의 실효성과 현실성에 대해 시작도 하기 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안 시장이 밝힌 마산부흥 5대 과제는 △글로벌 관광허브 도약 △문화예술 중추도시 위상 확립 △자족 경제권 회복 △시민 삶의 질 증진 △시민맞춤형 기반시설 확충 등으로 요약된다. 이 프로젝트를 실현하려면 마산지역에 6년간 4조 2000억 원 규모의 재원을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투자 재원의 대다수가 민간자본이란 점과, 중앙정부의 예산지원이 있어야 가능한 사업이 다수라는 점에서 계획단계에서부터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솔직히 말해 돈 줄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는데 김칫국부터 들이켜는 것 아니냐는 비판마저 나올 지경이다. 그러나 기초지자체 수장이 몰락한 지역의 재건을 위해 나름대로 복안을 밝히고 여론을 모으려는 행위 자체를 폄하할 수는 없다. 오히려 최선 혹은 최대의 노력을 하도록 격려하고 응원할 필요는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안 시장이 밝힌 계획들은 도시재건의 '그랜드 디자인'(grand design)으로 부적합한 부분이 있어 보인다. 모든 걸 다하겠다는 식의 디자인 설계는 모든 걸 다하지 못하는 결과만 항상 가져왔을 뿐이다. 지나치게 많은 사업을 실행하겠다는 의지보다는 오히려 마산부흥 사업의 핵심적인 열쇠가 무엇인지부터 분명히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과거 전국 7대 도시였던 마산 몰락의 원인은 제조업 공동화 현상에서 출발해야 한다. 저임금 고밀도 노동을 희망하는 외국자본에 의존했던 마산수출자유지역의 퇴조는 어쩌면 역사적 흐름일 뿐이다. 사양산업을 부둥켜안고 도시를 발전시키려는 전략은 시대착오적이다. 오히려 제조업이 몰락한 이후 새로운 산업을 유치해 도시의 이미지 자체를 완전히 바꾸는 혁신적 사고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철강과 조선산업이 몰락으로 황폐화했던 스페인의 빌바오시가 구겐하임 미술관을 건립하면서 얻은 도시의 명성은 하나의 본보기이다. 또한 하나의 핵심사업과 연동해 도시재생을 연속적으로 진행하는 단계별 로드맵을 제시할 때 도시재건의 현실성은 더욱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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