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조사원 동행해봤더니…전통시장·마트 두루 방문 품목별 최소 3곳 가격 확인, 설 준비·합리적 소비 도움

"실제 물가와 농산물 유통정보 사이트가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 왜 그럴까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매일 창원 지역 물가를 확인해 농산물 유통정보 사이트(KAMIS)에 공유하고 있다.

매일 업데이트되고 있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물가는 정보와 다른 느낌이다.

16일 aT경남본부 유통정보조사원을 따라 창원 상남시장을 찾아 어떻게 품목들을 정리하는지 함께했다. 조사원은 물가 조사만 2012년부터 해 온 베테랑 이덕임(47·창원시 성산구) 씨다. 오전, 오후 가리지 않고 상남시장과 대형할인마트를 오간다.

목록을 보고 제품을 찾아가는 조사원의 발걸음이 가볍다.

먼저 과일상회를 찾았다.

16일 창원 상남시장에서 이덕임(왼쪽) 조사원이 해산물 가격을 알아보며 상인과 이야기하고 있다. /박종완 기자

과일상회에서 겨울에 나는 사과(후지) 가격을 확인한다. 상품과 중품으로 나눠 10개당 얼마나 하는지를 확인한다. 사과뿐 아니라 배, 밀감, 딸기, 멜론 등 다양한 과일값을 적고 상인들과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과일상회도 한 곳만 가는 것이 아니다. 과일상회만 3곳을 다니며 평균값을 낸다. 이날 확인한 사과값은 상품이 2만 원, 중품이 1만 5000원이다.

조류 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계란값이 오른 곳을 찾았다. 한 판(30란)에 9000원이다. 또 다른 곳은 처음 찾은 상회보다 가격이 조금 저렴하다.

이어 해산물이 줄지어 있는 1층으로 향한다.

해산물은 설 성수품으로 인기 있는 것들부터 국민생선 고등어, 오징어까지 다 확인한다. 해산물 상회 한 상인은 "고등어는 가격이 별 차이가 없는데 오징어는 수온 상승과 공급 부족으로 생물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고충을 털어놓는다.

상남시장에서 확인한 품목은 총 83품목, 126품종이다. 명절이 3주 앞으로 다가오면 설 성수품도 추가되고 본사에서 새로운 품목을 확인하라는 지시도 가끔 있다.

이 씨는 소비자가 체감상 느끼는 차이점에 대해 "공산품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상회가 동일한 가격으로 상품을 내놓지는 않는다. 3군데 상회를 다녀 평균값을 계산하기에 체감상 가격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다"면서 "카드나 현금에 따라, 산지와 도매가가 달라 판매가가 다를 수도 있다"고 말한다.

AI로 인해 계란값이 폭등한 것과 관련해서는 "한 상회가 계란값을 할인해 판매한 적이 있다. 계란값이 올라 소비자가 대체식품으로 눈길을 돌리니 신선도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원가보다 싸게 판매하고, 다른 상인들은 한숨만 쉬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씨는 5년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혼자 물가조사를 하고 있다. 숱한 시행착오도 있었고, '사지도 않을 걸 왜 만지냐', '사람도 아니고 길이랑 무게는 왜 재냐'는 핀잔도 받았다.

휴가는 여름휴가 3일 외 2일 총 5일뿐이다. 가족과 여행은 꿈꾸기 힘들다.

"여행을 가고 싶은데 주말에나 갈 수 있는 게 좀 아쉽긴 하지만 조사를 하면서 보람도 느껴요. 장바구니 물가, 설 성수품 등도 품목별로 카미스에 정리돼 있으니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었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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