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양산·고성·창원농기센터, 비상근무 서며 차단 안간힘…"완전 종식될 때까지 최선"

"제 이야기는 빼 주이소. 시·군 상황실 업무하시는 분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임미다."

지난해 10월 조류 인플루엔자(AI) 비상근무를 시작해 지금까지 4개월째 비상근무 중인 경남도청 축산과 가축방역담당 이민권 주무관은 자신의 노고를 내세우는 것을 꺼렸다.

무심결에 "비상근무 중에 두 번 병원에 갔다 왔다"는 말도 취소하다시피 하는 그에게 "도내에서 가장 힘들게 일하시는 곳은 어디냐"고 물었다.

"아무래도 농가에서 AI가 발생한 양산시와 고성군 상황실 아니겠습니까? 지난달 24일부터 거의 합숙하면서 24시간 상황근무를 하시니까요. 그리고 창원시농업기술센터 분들은 주남저수지 야생철새 AI가 인근 농가로 확산하는 걸 막고자 사투를 벌이고 계십니다."

▲ 창원시농업기술센터가 주남저수지 주변 석산마을 양계장 진입로를 소독했다./창원시농업기술센터

그의 말대로 양산시청 AI 상황실은 양산시농업기술센터와 도축산진흥연구소 관계자 등 6명이 상북면 좌삼리 농가에서 AI가 발생한 지난달 24일 이후 지금까지 24시간 상황실 근무로 녹초가 됐다. 여기서 상북면과 하북면 13곳의 방역초소, 좌삼리 발생농가 주변 관리를 총괄한다.

김연한 방역계장은 "매일 1~2명씩 24시간 상황실을 지킨다. 죽겠다. 지옥살이다"라며 고충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질문은 간단히 해 달라. 어쨌든 (AI를)잡아야 될 거 아니냐"며 전화 끊기를 재촉했다.

고성군청 AI 상황실의 강종국 주무관도 전화 끊기를 재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꺼번에 2~3통씩 걸려오는 전화를 소화하기 어렵다. 지난달 25일 마암면 오리사육 농가에서 AI가 발생한 이후 마암면·고성읍·거류면·삼산면 등 거점소독소 1곳과 7곳의 이동통제초소에서 주로 걸려오는 전화다.

양산과 고성 두 농가에서 AI가 발생했는데도, 해당 지역은 물론 도내 전체로 확산하지 않은 것은 이들 양산시, 고성군 상황실 공무원들이 한 달 가까이 밤잠도 자지 못하면서 지켜낸 덕분이다.

도 축산과 이민권 주무관이 추천한 곳이 또 한 곳 있었다. "정말 그분들 덕분에 주남저수지 야생철새에서 연이어 AI가 발견되는데도 인근 창원시 농가로 확산하지 않았다. 일등공신들이시다"라며 소개한 곳이 창원시농업기술센터였다.

오전 8시 30분 정부 차원 AI방역 영상회의 현장인 창원시청 AI재난안전대책본부 참석으로 시작되는 창원시농업기술센터 농업정책과, 농업기술과, 지도과 등 비상근무자들의 업무는 군제독차량·광역방제기·차량방제기 등을 이용한 창원시 공동방제단 차원의 전체농가 방역과 주남저수지 주변 방역으로 쉴 새 없이 이어진다. 24시간 비상근무는 여기서도 기본이다.

농업정책과 홍성희 계장은 "11월부터 AI 상황근무를 했고, 16일 충남 천안 첫 발생 이후 24시간 비상근무가 시작됐다. 석 달째 이어지는 비상근무로 피곤을 호소하지만, 서로서로 격려하면서 AI 확산을 막아내고 있다"며 "주남저수지 방역을 위해 창원시 환경정책과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최근까지 큰고니에서 AI가 발생해 도저히 긴장을 풀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 AI 발생은 지난 5~6일 주남저수에서 발견된 큰고니 폐사체 이후 그친 상태다.

17일 현재 전국적으로는 132건 발생에 190농가의 닭·오리 3202만 마리가 살처분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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