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연도 주민 "소음·악취에 지칠 대로 지쳐" 호소

고통은 마을을 떠나기 전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다. 바로 창원시 진해구 연도 마을 이야기다.

연도는 1990년대 부산항 신항 조성 이후 항만 구역에 편입됐다. 국토부는 신항 북컨테이너 부두와 남컨테이너 부두 앞바다 준설로 나온 흙을 이곳에 부어 서컨테이너 부두를 조성하고 있다. 매립 공사로 생계 터전이던 바다가 사라졌고 낚시꾼 발길이 뚝 끊겼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마을 상수도가 노후돼 제 기능을 못했다. 주민들은 빗물을 받아 먹는 물로, 생활용수로 사용했다. 섬과 육지를 잇는 유일한 교통수단이던 도선 운항도 중단됐다. 깔따구와 악취만이 마을을 에워쌌다. 연도는 그야말로 '고립됐다'.

주민들의 줄기찬 문제 제기에 지난해 말께 잠깐 숨통이 트였다. 창원시가 마을 상수도를 정비해주고 마을버스를 운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주지도 결정됐다. 시가 진해구 풍호동과 명동에 이주 단지를 조성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준공은 2019년 예정이다.

강경수 연도주민이주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연도 제방 위 배사관을 가리키고 있다. /우보라 기자

따라서 총 53가구 130여 명 연도 주민 불편은 현재진행형이다.

주민들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진행하는 서컨테이너터미널 2~5단계 확장 공사 때문에 불편이 크다고 주장한다. 해당 사업은 실시설계사업자가 시공까지 일괄 담당하는 턴키 방식으로 진행된다. 연도 앞 서컨테이너터미널 2~5단계 확장 공사는 1차 기초공사를 마치고 현재 진행되지 않고 있으나 부산항건설사무소가 항로 증심 공사를 하고 있다.

강경수(57) 연도주민이주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부실공사를 하고 있다고 봤다. 흘러나오는 바다 진흙 때문이다.

그는 "진흙이 흘러나와 마을 앞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조금씩 하던 어업은 꿈도 못 꾸게 됐다. 날이 풀리면 악취와 깔따구 발생이 더 심해질 텐데 걱정"이라며 "진흙이 흘러나온다는 것 자체가 부실공사라는 증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준설한 토사를 매립지로 배송하는 배사관에서 나는 소음이 공동주택 주간 외부 소음 기준인 65㏈을 초과하기 일쑤"라고 덧붙였다.

강 부위원장은 시공사 태도가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연도 주민들은 이주를 기다리면서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공사로 주민에게 피해가 갈 게 뻔한데 시공사는 이를 줄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며 "아무리 이주를 앞두고 있다지만 이런 고통에 밤낮없이 시달려야 되겠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서컨테이너터미널 2~5단계 확장 공사 발주처인 부산항만공사와 시공사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현대건설 컨소시엄 관계자는 "준설토 투기장 제방이 차수 구조물이 아닌 임시로 설치된 투수 구조물"이라며 "물과 진흙이 섞인 준설토가 투기되면 뻘은 퇴적이 된다. 하지만 인근에 항로 증심 공사도 진행되다 보니 준설토가 퇴적될 시간이 부족해 탁한 물 일부가 섞여 수로로 흘러가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충과 악취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날씨가 따뜻해지기 전에 진흙을 제거할 예정"이라며 주민이 제기한 부실시공 의혹은 부인했다.

아울러 그는 "매일 소음 측정을 하는데 등가 소음도가 법적 기준치 이하다. 배사관에 돌이 튀어 순간적으로 큰 소음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돌이 많은 구간은 가급적 주간에 하려고 노력한다"면서 "주민 정신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일정 부분 지원을 하려고 하지만 금액 부분에서 주민들과 입장차가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민원 중재를 하고 있는 창원신항사무소 한 관계자는 "또 다른 주민 민원이 제기된 만큼 발주처, 시공사 등과 이 문제를 중재해 불편이 해소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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