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기회주의 가장 싫어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17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대변인격인 김경수 의원을 봉하로 보냈다. "손님의 예로 맞이하라"는 취지에서였다고 한다.

그러나 반 전 총장과 애증의 관계에 놓이게 된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진영이 반 전 총장의 이날 봉하행을 바라보는 시선은 복잡했다. "정치적 목적이 있는 뒤늦은 참배 아니냐"며 부글부글 끓는 모습도 감지됐다.

반 전 총장의 봉하마을 묘역 참배는 이번이 두 번째로, 비공개로 이뤄진 2011년 12월1일에 이어 약 5년 만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출신인 김 의원은 오전 반 전 총장이 봉하마을에 도착해 떠날 때까지 함께했다.

김 의원은 "우리가 당선시킨 유엔 사무총장이 10년간 임기를 마치고 돌아와 참배를 하러 온 만큼 예를 다해 맞자는 기조였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하지만 전직 유엔 사무총장의 노무현 대통령 묘역 참배에 대해 예우는 갖추면서도 출판기념회에서는 "반 전 총장이 어떤 명분을 걸든 반 전 총장이 대통령이 되는 건 박근혜 정권 연장이고 이명박 정권 부활(이라고 본다)"이라고 직격했다.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도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인사는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가장 싫어했던 것이 기회주의인데, 지금 반 전 총장이 보여준 게 대표적인 기회주의적 모습"이라며 "가치와 노선, 철학으로 국민의 평가를 받으려는 게 아니라 유불리를 갖고 어디로 갈지 저울질하는 모습 자체가 노 전 대통령이 가장 싫어했던 정치"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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