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사업 4개월 넘었지만 진척 없어, 하선영 의원 "공사 지연 빌미 제공 의심"…롯데쇼핑 "차질 없이 진행"

김해관광유통단지 3단계 사업 공사가 시작된 지 넉 달이 지난 현재, 진척이 없어 보이는 공사 현장을 놓고 "롯데쇼핑이 시간 끌기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3·14일 찾은 김해관광유통단지 공사 현장은 드문드문 크레인·굴착기 몇 대만 보일 뿐, 분주한 움직임을 찾을 수 없었다.

더구나 일각에서는 김해시가 김해관광유통단지에 소싸움장 건립 등 기존 사업 이외의 것을 요구하면서 롯데쇼핑과 조율 과정이 길어지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김해시가 공사를 지연시키는 빌미를 제공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 13일 찾은 김해관광유통단지 관광호텔 공사 현장. /이혜영 기자

◇김해관광유통단지 3단계 사업 착공되기까지 = 김해관광유통단지는 '대규모 복합유통단지 조성을 위한 경상남도와 민간개발자 간의 협약서'에 따라 조성사업 기간은 1996년부터 1998년까지였다. 하지만 뒤늦게 첫 삽을 뜬 이 사업은 1단계 농수산물유통센터(2005년 개장)·물류센터(2008년)·아웃렛(2008년), 2단계 시네마(2013년)·워터파크(2014년) 건립 이후 3단계 사업은 또 지연됐다.

롯데쇼핑은 2014년·2015년 테마파크를 아웃렛으로, 종업원 숙소를 아파트로 변경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취소한 바 있다.

그간 시민사회단체는 3단계 사업 규모가 대폭 축소되긴 했지만 김해시 체류형 관광단지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착공을 재촉해왔다. 롯데쇼핑이 지난해 9월 공사에 착수한 3단계 상부시설은 총 6개로 스포츠센터, 테마파크, 호텔, 콘도, 종업원 숙소, 대형마트 등이다.

◇지역민 "시간 끌기" = 착공 넉 달이 지난 현재, 김해시는 "공정률이 몇 %인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관광호텔 공사 현장은 크레인 2대와 굴착기 3대가 전부였다. 관광호텔은 지하 1층 지상 12층 연면적 3만 9745㎡ 규모로 2018년 11월 30일까지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김해관광유통단지에 관심을 두고 공사 현장을 지켜봤다는 장유동 한 시민은 "출퇴근 때 고속도로로 지나가다 보면 공사 현장이 훤히 보인다. 공사 현장이 맞나 싶을 정도로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며 공정률을 알아봐달라고 제보했다.

하선영(김해5) 도의원도 테마파크 예정 터를 둘러보고 공사 현장이 변화도, 움직임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또 김해시가 공사 지연을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김해시가 테마파크 터에 소싸움장을 건립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안다. 공사가 빨리 진행되도록 감시해야 할 행정이 신사업을 계속 요구하면서 사업을 지연시키는 빌미를 제공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롯데쇼핑 "차질없이 공사 진행 중" = 롯데쇼핑은 테마파크 일부 터에 소싸움장 건립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롯데쇼핑은 공사 진척률과는 상관없이 논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업체 관계자는 "테마파크 터는 지반이 약해 흙을 붓고 내려앉길 기다리고 또 흙을 쏟아 붓는 등 지반을 다지는 작업이 한창이다. 침하를 기다리는 과정이 공사가 지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또한 중요한 작업으로 차질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포츠센터는 김해시가 수영장 레인을 기존 25m에서 50m로 확대 요구해 설계를 변경함으로써 조금 지연된 측면이 있다. 50m 레인으로 확대하면 생활스포츠뿐만 아니라 공식 경기까지 가능하다. 소싸움장 역시 좀 더 좋은 사업이 되고자 하는 제안으로 받아들여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 측은 소싸움장 악취 등 민원도 고려해야 하기에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이를 두고 끊임없는 감시와 견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싸움장이 논의만 있을 뿐 결국 진행되지 않으면 시간만 끌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며 "논란 끝에 착공한 사업인 만큼 필요 이상의 논의로 공사가 지연되는 것은 아닌지, 축소된 사업이 공사 과정에서 또 축소되는 것은 아닌지 김해관광유통단지 3단계 사업에 지역사회의 끊임없는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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