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친박패권세력 사당" 비판…도의회 새누리당 36석으로

경남도의회 전·현 새누리당 소속 의원 13명이 바른정당행을 공식 선언했다.

이들은 17일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순실이라는 한 사람에 의해 국가권력이 사유화되고 국정이 농단됐지만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새누리당에서 더는 희망을 기대하기 어려워 여당으로서 기득권을 포기하고 탈당해 건강한 보수의 철학과 이념을 바탕으로 바른정당에 참여한다"고 입당의 변을 밝혔다.

새누리당 김진부(진주4)·천영기(통영2)·최학범(김해1)·김홍진(김해3)·박병영(김해4)·예상원(밀양2)·이만호(함안1)·황대열(고성2)·이갑재(하동) 의원, 무소속 강민국(진주3)·허좌영(김해2)·김부영(창녕1)·제정훈(고성1) 의원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읍참마속(泣斬馬謖·원칙을 위하여 자기가 아끼는 사람을 버림)의 심정으로 그동안 우리가 그토록 사랑했던 새누리당을 떠나 새로운 보수의 길로 간다"면서 "현재 새누리당은 보수의 가치를 망각한 채 오직 당내 이권다툼에만 몰두하는 소위 '친박패권세력'의 사당(私黨)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처절한 반성과 쇄신으로 환골탈태해도 모자라는 판에 자신들 기득권을 지키려 몸부림치는 모습에 '이게 보수인가 하는 자괴감'마저 든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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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입당을 선언한 전현직 새누리당 도의원들./김두천 기자

이들은 또한 "이제 이 어지러운 정국을 수습하고 깨끗한 나라 정의로운 나라를 보수의 적통을 이어받은 '바른정당'이 만들어 낼 것"이라며 앞으로 △낡고 병든 패권주의 청산 △책임지는 정치 실현 △특권과 반칙없는 공정한 나라 구현 △보수 결집으로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 △깨끗한 보수 따뜻한 보수 가치 실현을 다짐했다.

애초 11명이던 인원이 13명으로 늘었다. 설 전후 지역주민 민심 파악이 필요하다던 천영기 의원이 조기 입당을 결정하고, 정중동 행보를 보이던 제정훈 의원도 막판 참여를 결심하면서다.

이날 회견에는 이들 중 11명만 참석했다. 강민국 의원은 바른정당 경남도당 창당대회 준비 관계로, 이만호 의원은 개인 사정으로 함께 자리하지 못 했다.

이들은 17일 입당원서를 내고 18일 도당 창당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현재 도의회에는 이들 외에도 의원 7~8명 가량이 바른정당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동식(사천2) 의장과 박정열(사천1)·진병영(함양) 의원 등이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 밖에 거창과 산청, 거제지역 의원들이 당적 변경을 고심 중이다.

도의회 내 정치 지형 변화도 불가피하다. 도의회 53명(총원 55명) 의석 분포가 새누리당 45명에서 36명으로 줄어든다. 이어 바른정당 13명,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각 1명, 무소속 1명으로 재편된다.

바른정당 입당 도의원들은 오는 20일 원내대표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바른정당은 보수 정당이나 사실상 야당인만큼 앞으로 도와 도의회 간 관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현재 천영기·김진부·예상원 의원은 각각 의회운영, 건설소방, 농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이다. 박동식 의장이 새누리당 탈당 후 합류하면 도의회 의장단 중 4명이 바른정당 소속이 된다.

도 집행부로서는 부담이다. 김부영 의원은 "우리 바른정당 도의원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대한민국 정치와 도정을 바로세우는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예상원 의원도 "진보적어야 할 부분은 진보적으로 새누리당보다 보수적이야 할 것은 더 보수적으로 대해 도민에 안정감을 주겠다"면서 "의회 본연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기능이 제대로 구현되도록 다들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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