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돋보기]합천에 남녀공학 설립되나

최근 합천지역 최대 이슈는 명문고 육성과 남녀공학 추진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남녀공학 추진이 다시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합천지역 인재 유출을 방지하고 저출산 문제로 학생 수가 급감하는 등 이대로 가다간 지역사회가 존폐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시작됐다.

합천군교육발전위원회는 2015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합천의 교육 현실을 되짚어보고 앞으로 발전방안을 모색하고자 합천군 교육발전 연구용역을 추진했다. 학부모와 교육관계자 500명을 무작위 방문 조사하는 과정에서 합천군 인구유출 방지를 위해서 명문고 육성이 우선과제이며, 명문고를 육성하려면 남녀공학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명문고육성추진협의회 발족 = 지난해 7월 합천군교육발전위원회가 명문고육성추진협의회를 발족, 교육계는 물론 학부모와 군민 의견을 수렴해 그 실행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명문고 육성과 남녀공학이 군민들에 의해 추진되자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중학교는 합천교육지원청 소관이나 고등학교는 도교육청 소관이라면서 남녀공학 추진 가능성과 법적 절차에 대해 학급수 조정 등의 문제로 합천중, 합천여중 두 개 학교 중 한 학교가 반대하면 진행의 어려움이 있다고 전망했다.

합천지역 중·고등학교 남녀공학 청원을 위한 서명활동을 펼치는 학부모들. /합천군

하지만, 학부모의 집약된 의견을 도교육청 등에 전달해 의사를 표명하고 설득한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에 합천지역 학부모들은 남녀공학 추진을 위해 간담회를 하고 지난해 12월 14일 학부모협의회를 결성, 지역민과 학부모 등으로부터 청원 서명부를 받아 관계기관에 청원서를 제출하는 등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추진 배경 = 합천은 지역 특성상 학생들이 도시의 학생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교육발전위원회는 학교에서 외부 인력과 자원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될 수 있고 그들의 학습이나 생활적인 측면에서 향상을 가져올 수 있도록 남명학습관을 운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지원에도 군민들이 명문고 육성과 남녀공학에 목을 매는 이유는 저출산 문제로 학생 수가 급감하고 이대로 가다간 지역사회가 존폐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군민들은 합천에 교육 인프라를 확충하는 빠른 방법은 명문고 육성과 남녀공학 추진이라며 더는 지역의 교육문제를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문제점과 전망 = 합천읍에는 공립인 남중과 남고, 사립인 여중과 여고 등 모두 4개의 중·고등학교가 있다. 군민들은 이들 학교를 통폐합해 남녀공학을 만든 후 명문고를 육성한다는 방침으로 10여 년 전부터 추진해 왔으나 이해관계가 부딪쳐 실패했다. 실제 지난 2007년에 합천고등학교를 남녀공학으로 만들려다 좌절되기도 했다.

이 문제는 어느 한쪽만으로 치우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동참이 절실해 보인다. 일부에서는 남녀공학을 만든다고 반드시 명문고가 탄생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남녀공학 이후 발생할 다양한 문제점과 대책을 미리 점검해 학부모와 학생이 원하는 바람직한 명문고 육성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은 명문고 육성과 남녀공학을 통해 학습뿐 아니라 생활지도와 다양한 활동으로 교육의 질이 향상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추진해온 결과를 토대로 전 군민의 공감과 호응을 얻어 부족한 것은 보완해서 앞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욱 꼼꼼하게 검토해 발전 가능성이 있는 큰 밑그림을 그려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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