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위안부 피해 생존자 김복득 할머니 100세 잔치…축하객 노래·춤 등에 화답

통영 김복득 할머니 100세 축하연에서 일부 시민들은 할머니를 감동적으로 안을 수 있었다. 위안부로 살았고 한 세기를 아픔으로 산 할머니는 잔치에서 눈물 짓고, 웃었고, 감사해했다.

축하연은 14일 오후 2시 경남도립통영노인전문병원 지하 강당에서 열렸다.

축하연은 감동과 눈물, 감사와 위로의 현장이었다.

할머니는 이날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고 힘들게 말했다.

할머니의 등장 때는 숙연했다. 박수를 받았지만 몸이 불편해 침대에 누워 행사장에 나왔기 때문이다.

본행사와 함께 95세 당시 할머니를 찍은 영상이 상영됐다.

14일 오후 경남도립통영노인전문병원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의 '100세 생신 축하연'에서 김 할머니가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영상 속 할머니가 진한 통영 억양으로 "죽기 전에 사과를 받고 싶습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때 지하 출입구 쪽에 있던 한 여고생은 할머니를 따라 줄줄 눈물을 흘렸다. 옆 친구 여고생들도 소리 없이 눈물을 닦았다.

"시집가서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말은, 영상 속 할머니가 말하는 자신의 소원이었다.

할머니는 살짝 웃음을 보이기도 했고 손을 들어 목을 만지기도 했다. 눈물지었고, 덜덜 손을 떨었고, 고개를 끄덕였고, 힘들어하기도 했다. 수년 전 휠체어를 타고 일본 사과를 촉구하던 때와는 달랐다. 많이 여위었던 것이다.

"국가가 할머니 아픔을 외면하고 가해국은 왜 사과하지 않는 건가요?"

충무초등학교 권요한 학생이 할머니 앞에서 편지를 읽었다.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저는 통영사람"이라며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상징적인 인물"이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1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휠체어에서 다시 침대에 누웠다.

통영고 풍물패 추임새의 사물공연, 통영여고 청소년정치외교연합 동아리의 생신 축하글 낭독, 노래 및 춤 공연이 계속됐다. 할머니는 미세하게 고개를 흔들며 공연에 화답했다.

허그타임은 김 할머니 생신 축하연의 꽃이었다. 축하객들은 할머니를 안으며 "사랑해요" "오래 사세요" 등을 말하며 감정에 북받쳐 했다. 하지만 할머니 몸 상태 때문에 모두가 할머니를 안을 순 없었다.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통영거제시민모임 송도자 대표는 "할머니와 함께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1918년생인 할머니는 그해 음력 12월 17일 통영 태평동에서 태어났다. 집안에 복을 가져다줬다며 이름을 복득으로 했다. 18세에 일본군에 끌려가 중국 대련과 대만, 필리핀에서 8년간 위안부 삶을 강요당했다. 통영 중앙시장에서 생선을 팔며 살다가 1994년 "위안부 피해자"라고 스스로 밝혔다.

이후 할머니는 모은 돈을 장학금이나 위안부 관련 헌금으로 냈고, 국내 수많은 집회와 일본 나고야·오사카 증언집회 등에서 위안부 문제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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