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날씨에도 시민 300여 명 참석…자유 발언·율동·공연 이어가

"1월 14일. 오늘은 박종철 열사의 날이다. 그가 사망한 지 30년이 지났는데 세상은 정말 바뀌지 않는다. 희망찬 세상이 올 날까지 거리에서 함께하겠다."

14일 오후 5시 20분께 창원광장에서 12차 경남시국대회가 열렸다. 정년을 앞둔 노동자라고 소개한 시민은 "박정희 정권을 몰락시킨 부마사태 때 19살 나이에 처음 거리에 섰다"고 했다.

그는 "전두환을 몰아낸 6월 항쟁 때도 거리에 있었고 이제 박근혜를 탄핵하는 자리에 나와있다"며 "도대체 언제까지 시민들이 국민이 촛불을 들고 이 차가운 밤거리에 앉아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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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즉각퇴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재벌총수에 대한 구속수사 등을 촉구하는 12차 경남시국대회가 14일 오후 5시부터 창원시청 앞 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김구연 기자

이어 "젊은이가 많이 와 있는데 청년들이 고등학교, 대학교를 졸업해 어느 직장에서든 일할 수 있는 사회, 열심히 일하면 자식 낳고 부모에 효도하고 살아갈 수 있는 당당한 나라가 돼야 한다"며 "곧 60살이 되는데 60살, 70살이 된 후에도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면 이 자리에 또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강추위에도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시민 약 300명이 행사에 참석했다. 영하 날씨에 발언에 나선 시민들 목소리는 떨렸지만 그 내용만큼은 뜨거웠다.

진해에서 온 윤소영 씨는 AI 사태 책임을 회피하는 정부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부터 AI가 연례행사인양 해마다 돌아오는데 물가 안정과 국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정부와 황교안 권한대행은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자신의 안전과 재산권을 국민 스스로 지켜야 한다면, 국가가 더는 지켜주지 못한다면 우리가 세금을 낼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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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5시 20분께 창원광장에서 12차 경남시국대회가 열렸다. 정년을 앞둔 노동자라고 소개한 시민은 "박정희 정권을 몰락시킨 부마사태 때 19살 나이에 처음 거리에 섰다"고 했다. / 김해수 기자

변기수 씨는 "민주주의 국가가 되려면 삼권이 분리돼야 하는데 근래 경남에서 삼권이 분리되고 있나 의심스러운 사건들이 발생했다"고 했다. 그는 "헌법이 보장하는 집시법인데 하위 조항을 조금 벗어났다고 민주노총 실무자들에게 실형을 선고했다"며 "노동자가 목소리를 높이면 구속해 굴복하게 하고 문화예술 하는 사람들이 자기 표현을 하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위축되게 하고 있다. 사법부는 민심을 읽고 제대로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 발언 후 참가자들은 '바위처럼' 음악에 맞춰 함께 율동을 했고, 행사는 '촛불인연' 노래공연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한편 이날 참가자들은 경남시국대회 시간 조정을 논의했다. 그 결과 오는 21일 13차 경남시국대회부터는 행사 시간이 오후 6시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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